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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너스 번호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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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의 사회적 기능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요행을 바라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도박에 대한 충동도 이러한 본능에서 연유된다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사람들의 기대와 충동을 조직적으로 이용하여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유용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권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 복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개개의 복권발행근거법이 제정되어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별법」을 해당 복권에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복권발행이 합법화된다. 또한 각종 복권의 발행규모, 발행방법, 당첨금구조 등 복권 발행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 조정하는 복권발행 조정위원회를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하여 복권발행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법률적으로 복권을 「사행행위」라는 범주에 포함시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국가적 통제하에 둠으로써 어떤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회적 필요」, 복권의 사회적 기능은 무엇인가?

첫째,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줄인다.

국가나 지방정부에 있어서 가장 큰 수입원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세금이다. 세금은 강제적인 수단이며 일정세율 이상의 세금부담은 조세저항을 유발한다. 1980년대 미국에서 복권을 발행하는 주정부가 우후죽순격으로 계속 증가하였던 원인은 바로 국민들이 세금에 대한 반발과 부담감때문이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자신 스스로 돌봐야 하는 연방주의」를 표방한 레이거노믹스는 모든 주에서 한개 또는 그 이상의 세금을 새로이 입법하도록 만들었고 대개의 주들은 정치적 위험이 없는 가장 쉬운 세입수단으로서 복권을 인식, 발행하게 되었다.

둘째, 생활속의 건전한 오락으로 즐거움을 준다.

복권은 정부가 그 궁극적인 발행주체라고 할 수 있으며, 정부의 책임 아래 모든 시스템이 운용된다. 정부에서 복권발행 취지를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효과적인 소매인 교육을 통하여 1인의 다량구입을 자제시키며 복권의 순기능만을 키워 나간다면, 복권은 생활속의 건전한 오락으로서 국민들의 스트레스 해소, 당첨의 기쁨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의 제공, 사회공익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한 그 혜택의 사회균등 환원으로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다.

오락으로서의 복권에 대한 이시형 박사(의학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복권을 사고 나서 발표 때까지 기다리는 맛은 짜릿해서 좋다. 권태로운 하루생활에는 말초신경의 가벼운 흥분은 때에 따라선 기분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적당한 자극과 스릴이 동반될 때 비로소 생기를 느낀다. 복권을 사서 기다린다는 것은 우울증을 치료하는 항울제 작용을 하기도 한다.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다. 기다림은 어려운 현실을 순간적으로나마 잊게 하고 나름대로의 화려한 세계를 상상해 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피곤한 퇴근길 버스안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복권당첨의 꿈을 상상해 보는 것도 정신적 치료제로서의 의미가 있다.

공상을 잘 해야 멋있는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현실을 떠나 끝없는 공상의 세계로 훨훨 날아다닐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정신적으로 건전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찌든 생활을 눈앞에 두고 언제나 찡그려 울상을 짓는 사람보다야 아름다운 환상이라도 하면서 잠시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정신적으로도 더 풍요롭다. 복권은 그런 환상을 가능케 하고 있어 복권구입자는 날로 증가한다고 본다.」

셋째, 성공적인 공익사업자금 조성으로 사회발전에 공헌한다.

세계각국의 복권발행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복권발행의 수익금은 중대한 사업전개, 기간산업 지원, 의료지원, 복지지원, 교육지원, 지방자치 재정지원 등 국민의 궁극적인 생활향상을 위한 사업들이 성공적인 수행에 쓰여진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주택복권은 서민주택 건설지원 등에, 엑스포복권은 ‘93대전무역박람회의 국내 유치에, 체육복권은 국민들의 체력증진 및 청소년들의 건전문화 형성에, 기술복권은 과학기술진흥, 자치복권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원확보를 위해, 복지복권은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업복권은 중소기업진흥, 관광복권은 관광개발을 위해 쓰이는 등 성공적인 자금조성으로 사회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복권의 가격은 누구나 부담없이 호주머니를 털어 살 수 있는 값으로 정한다. 당첨이 안되더라도 그 피해가 적어 쉽게 잊어버릴 만한 수준이다. 이러한 돈이 모여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킨다면 이 얼마나 괜찮은 제도인가? 많은 사람들이 ‘88년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뿌듯해 하면서도 복권기금으로 올림픽 펜싱경기장을 12동 지을 만큼의 돈이 지원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모르고, ‘92년 바르셀로나 장애인 올림픽은 전액 스페인이 장애인 복지만을 위해 운영하는 오엔네엘레아에(ONLAE)에 의해 치러진 것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이제 권위주의시대는 지났다. 강제적 성금으로 채워지지 못하는 국가재정 및 사회공익을 위한 자리를 바로 복권이 맡고 있는 것이다.

넷째, 불법 사행적 노름·도박을 복권으로 대체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노름·도박은 요행심리를 갖고 있는 인간의 본질상 존재할 수 밖에 없겠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볼 수 있다. 눈을 뜨고 있으면 코를 베어 간다고 할 정도로 정신없이 변해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뒷골목에는 전문꾼들에 의한 사기노름, 불법적인 경마, 조작된 빠찡고, 각종 야바위꾼들 등 갖은 불법적인 유혹들이 즐비하다.

이렇게 어두운 주위환경속에서 복권은 주민들의 기본적인 요행을 바라는 욕구를 건전하게 해소시켜 주며 당첨된 사람들에게는 당첨의 기쁨을, 낙첨된 사람들에게는 사행심에 대한 자각을 주어서 다시 활기찬 마음으로 산업현장에 복귀하게 하는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이다. 또한 놀이를 위하여 어두운 장소를 찾아 헤멜 필요도 없으며 복권을 즐기는데에 자신도 모르게 몇시간씩이나 허비할 일도 없으며 무엇보다도 얼마 안되는 돈으로 유쾌히 즐길 수 있다는 효용이 있기에 국민들이 이를 이해하고 건전하게 참여할 경우 복권사업의 발전을 통하여 불법, 사행적 노름, 도박들은 대체될 수 있다.

실제로 1986~1989년 사이에 조사된 미국의 네바다 주립대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도박의 총매출이 분기별로 평균 3.7%감소했는데, 이의 원인분석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네바다 주민은 소득의 일부분을 도박보다는 캘리포니아복권을 구입하는데 소비하고 있고, 둘째, 네바다를 여행한 캘리포니아인들은 복권구입에 도박자금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복권은 국민 개개인의 자그마한 희망을 사회의 큰 발전으로 환원시키며 흥미와 건전한 오락을 제공하고, 불건전한 도박에 유입되는 자금을 간접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나아가 국민정신건강에의 기여로 도박과 관련되는 범죄를 줄이는 파급효과가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기금조성으로 국가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을 돕는 다각적 효과를 가져오는 제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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