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선생, 그 至誠의 知性
독재자는 무섭고 독선자는 역겹다. 독재자는 폭력으로써 육체적 고통을 주지만 독선자는 아집과 교만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준다. 그래서 김대중 선생이란 말을 들으면 역겨워지지만 황장엽 선생이란 말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선생이란 말이 황장엽 다음에 붙을 때는 그 어느 이름 뒤에 붙을 때보다 자연스럽다. 각하, 선배, 스승, 스님 같이 존경심이 담긴 호칭을 생래적으로 싫어하는 필자도 황장엽 선생이라고 부를 때는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는 선비다. 필자가 만나 본 많은 사람들 가운데 가장 朝鮮朝 선비적인 인상과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조선조와 함께 사라진 선비가 어찌하여 북한의 그 무서운 수령지배체제하 궁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가. 이것은 하나의 경이이다. 황장엽 선생과 비교적 많은 대화를 해본 경험에서 받은 깊은 인상은 모르는 것에 대해서 거침 없이(때로는 질문자가 무안할 정도로) "모른다"고 대답하는 점이었다. 모른 것에 대해서도 아는 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지식인으로서는 하기 힘든 일이다.
황장엽 선생의 말과 글은 쉽지만 핵심을 찌른다. 한글 전용으로 쓰여진 그의 글은 딱딱한 철학적인 소재를 다룰 때라도 漢字의 도움 없이 쉽게 이해된다. 황장엽 선생의 글에선 철학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된다. 철학이란 것이 사물의 본질과 핵심을 보게 만드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말이다.
*마르크스 주의는 무식한 사람이 유식한 사람을 지도해야 한다고 했다. 지도할 수 있는 사상과 문화가 없으니 관료주의적 방법, 독재적 방법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공산주의의 핵심은 무산계급의 독재이다. 무산계급은 무식계급일 가능성이 높다.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은 사람과 조직의 행태가 무식하고 무모하며 무자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동체의 하향평준화, 저질화, 폭력화, 생산성의 저하, 교양의 파괴, 일류에 대한 존경이 아닌 질투와 모함, 하극상, 노인과 선배와 부모와 상사들에 대한 무례함, 거짓과 선동 등등은 좌익문화의 기본 골격이고 이는 공산주의 이론안에 內在된 것이다.
金正日이 황장엽 선생을 그렇게도 미워하는 것은 황 선생의 핵심을 찌르는 말과 글이 두려운 때문일 것이다. 김일성-김정일 전체주의를 수령지배체제라고 단정하면서 이 父子의 극단적 이기주의, 무자비 속의 비굴함, 허위와 선동을 직격한 황 선생의 글은 비수처럼 김정일이란 과녁에 꽂힌다. 金大中 정권의 對北 정책 입안자 및 우리 사회의 위선적인 친북세력이 그토록 黃長燁 선생에 대해서 경계심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이유도 같으리라. 지난 해 평양 정상 회담에서 金大中 대통령이 민족 반역자 김정일을 통일의 파트너로 승격시키고 북한정권의 對南적화통일 전략인 연방제 통일방안을 사실상 인정한 뒤로 황장엽 선생은 김정일의 간교함과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한 햇볕정책의 위선과 환상을 비판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그가 남북 頂上 회담 직후에 쓴 경고의 글은 이미 적중한 예언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의 對北觀은 오히려 단순하다. 마적단의 수령 같은 김정일, 민족을 상대로 전쟁과 테러 그리고 굶겨죽임 등 민족반역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김정일, 자신이 없는 朝鮮은 존재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하는 극단적 이기주의자 김정일, 이러한 그를 제거하지 않고서 하는 對北지원은 우리의 주적을 강화시켜주고 우리를 약화시키는 자살행위란 것이다. 김정일 수령지배체제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양립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통일은 김정일 전쟁을 통하지 않고서 수령지배체제를 평화적으로 붕괴시키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 방법론으로서 황장엽 선생은 사상적 개방 전략을 제의한다. 북한주민들의 머리 속에 들어가 주인이 되어 있는 김일성-김정일의 우상을 타도만 할 수 있다면 북한체제는 무너진다는 것이다. 김정일의 우상화가 그 체제 공략의 급소란 것이다. 황장엽 선생처럼 메모하여 놓고 두고 두고 인용할 말들을 많이 남긴 지성인도 드물다. 語錄이 있어야 할 사람이다. 황장엽 어록은 김정일과 친북세력의 허위와 위선을 깨는 최신 무기이기도 하다. 몇 개를 아래에 모아보았다. *는 황장엽 선생의 어록이고 -는 나의 해설이다.
1. 수령지배체제
*金正日은 개인의 이익과 힘만을 믿는 인간이므로 큰 힘 앞에서는 반드시 굴복할 존재이다.
*김정일이 자기가 통치하는 朝鮮이 없는 地球는 필요없다고 한 폭언은 바로 그의 수령절대주의가 수령의 개인 이기주의의 극치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수령은 인간에 대한 지배권과 재산에 대한 처분권을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한반도의 가장 부패한 권벌-재벌 2세이다.
*사람의 사상을 지배하게 되면 사람 자체를 지배하게 된다. 북한통치자들은 인민들의 사상을 지배함으로써 인민들을 자기들의 사상적 노예로 만들고 있다. 김일성이 사망하였을 때 온 북한 땅이 울음 바다가 되었는데 이것은 북한인민들이 제 정신을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김일성-김정일의 정신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김정일이 9개월 동안이나 식량배급을 주지 않아 온 식구가 굶주려 누워 있게 되었다면 김정일은 자기들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원수라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김정일의 만수무강을 축원하고 있는 군수공장 노동자들이 제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가. 북한 인민들은 몸은 비록 자기의 것인 것같이 보이지만 머리는 김일성-김정일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하여 복무하고 있다.
*김정일은 이런 말을 했다. "동무들에게서 수령의 신임을 떼놓으면 단순한 고깃덩어리에 불과하다"
*김정일은 조선민족을 '김일성 민족'이라고 하며 자기가 곧 조국이라고까지 노래하게 하고 있다.
*마르크스 주의는 무식한 사람이 유식한 사람을 지도해야 한다고 했다. 지도할 수 있는 사상과 문화가 없으니 관료주의적 방법, 독재적 방법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공산주의의 핵심은 무산계급의 독재이다. 무산계급은 무식계급일 가능성이 높다.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은 사람과 조직의 행태가 무식하고 무모하며 무자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동체의 하향평준화, 저질화, 폭력화, 생산성의 저하, 교양의 파괴, 일류에 대한 존경이 아닌 질투, 하극상, 노인과 선배와 부모와 상사들에 대한 무례함 등등은 좌익문화의 기본 골격이고 이는 무산자와 무식자가 주도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공산주의 이론안에 內在된 것이다.
2. 수령지배 체제 붕괴 전략
*북한의 수령체제를 붕괴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수립되도록 경제원조를 해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평화를 수호하고 민주주의에 기초한 나라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첫째로도, 둘째로도 그 기본 장애인 북한 인민들을 지배하고 있는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를 제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보다 더 명백한 것은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과 양립할 수 없는 주적인 북한정권을 강화시키는 원조는 민족을 누가 대표하는가를 놓고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관계에서는 자살행위이다.
*남북관계는 누가 민족을 대표하는가 하는 것을 놓고 벌이는 권력투쟁이다.
남한 안에서도 여당과 야당은 다 같이 자기 당이 남한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자처하면서도 정권을 쟁취하기 위하여 싸운다. 하물며 북한과 남한은 일정한 영토와 군대를 가지고 50여년 동안 대립되어 있는 두 정치세력이다. 양측은 자기네가 우리 민족 전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민족구성원이 다른 두 개의 독립국가끼리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같은 민족 내부의 정통성 싸움이다. 이런 싸움에선 타협이 있을 수 없다. 정통과 이단으로 갈려서 싸우는 데는 승리과 패배가 있을 뿐 양보, 타협, 중재가 있을 수 없다. 더구나 이념이 서로 다르다. 이념이란 것은 가치관인데 정책이 다르면 타협할 수 있으나 이념이 다를 경우는 하나로 통합될 때까지 싸우게 되어 있다. 우리가 말하는 평화통일이란 타협적 통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정권을 평화적으로 흡수, 통합한다는 의미이다.
*남북 이념 대결의 본질은 민족내부간의 불화가 아니라 독재와 민주주의 체제간의 양립할 수 없는 대립에서 생긴 것이다.
*민족주의를 버리면 독재와 민주주의는 평화공존할 수 있으나 (양측이 모두) 민족주의 입장에서 통일을 至上의 과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조건에서는 수령절대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대립과 충돌은 불가피한 것이다.
*북한의 정치적 독재체제를 붕괴시키려면 막대한 군사력이 동원되어야 하며, 북한의 경제적 독재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경제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북한의 사상적 개방을 위하여서는 이러한 막대한 비용이 필요없다. 아마 비용면에서 따진다면 정치, 경제적 붕괴를 위하여 필요한 비용의 100분의 1도 들지 않을 것이다.
*독재 국가가 인권문제를 접수하는 것은 스스로 독재를 죽이는 독약을 먹는 것이다.
*이 점에서도 우리는 냉전 시기의 민주주의 전략가들의 모범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1975년 헬싱키 회의에서 소련이 서방 세계가 경제-기술적인 원조를 해줄 수 있다는 약속을 조건으로 하여 소련이 인권선언에 조인하는 양보를 얻어냈으며, 이것을 계기로 소련에 인권사상이 대대적으로 들어가 소련의 사상적 붕괴를 촉진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북한에서 인권유린의 근본화근은 수령절대주의에 있다. 그러므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면 수령절대주의를 허물어버리는 길밖에 없다.
*평화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평화적 방법으로 적을 돕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조건에서 북한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은 다 평화적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북한통치자들은 내부적으로는 평화통일이나 평화공존에 대해서는 말도 못하게 하지만 남한 국민들에게는 평화에 대하여 소리높이 강조하여 남한 국민들이 평화의 기분에 사로잡히도록 하려고 한다. 즉, 북한인민은 남한 국민을 적대시하게 하지만 남한 국민은 북한 인민을 한겨레로 생각하게 하자는 것이다. 북한통치자들의 평화전략과 범민족 전략은 남한 국민을 정신적으로 무장해체시키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
*김정일은 남한에게 불리한 것은 자연재해까지 포함하여 다 좋아하고 오직 남한을 망하게 하는 방법만을 생각하고 있다.
*가까이 있는 북한인민들을 살륙하고 굶겨죽이는 김정일에게 어떻게 멀리 떨어져 있는 남한 동포들에 대한 민족애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러면 누가 수백 만 인민을 굶어죽게 하고 사람의 고기까지 먹게 만들었는가. 누가 정든 고향을 등지고 얻어먹기 위하여 10여만 명이 떼를 지어 두만강, 압록강을 건너는 모험을 감행하게 만들었는가. 그것은 바로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만큼도 여기지 않는 북한 통치집단이며 모든 권력과 財力을 독차지 하고 있는 위대한 장군인 김정일이다. 이 엄연한 사실을 의식적으로 부정하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김정일과 함께 역사 앞 응당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사회주의는 새것의 가면을 쓴 낡은 것이다.
- 남북간의 투쟁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대결이 아니고 봉건주의(또는 노예제도)와 자본주의의 대결이다.
-사회주의를 추종하는 자는 낡은 것을 좋아하는 수구 반동 세력이다.
3. 황장엽 선생이 증언한 사실들
*1959년에 내가 김일성을 따라 모스크바에 갔을 때 김정일도 같이 갔다. 그는 나에 대하여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많은 것을 물어보았다. 그와 같이 생활하면서 나는 그가 17세의 소년답지 않게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아침에 김일성이 공식행사를 위하여 숙소를 나설 때 직접 아버지의 몸을 부축하여 현관까지 모시고 나와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 신겨주었다. 그때 김일성은 47세였는데 청년들도 따를 수 없을 정도로 원기왕성하였으나 아들이 몸을 부축해주고 신발을 신겨주는 데 대하여 매우 만족해 하였다.
*1974년부터 1985년경까지는 김일성-김정일의 2중 정권시대였다고 볼 수 있고, 1985년부터 1994년까지는 김정일-김일성의 2중 정권시대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1991년 그가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되고 부터는 정식으로 최고 권력의 승계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북한에서는 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에는 全黨과 全국가가 무조건 복종하기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다 보니 김일성이 오히려 김정일의 눈치를 보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1992년 김정일의 생일 50돌에 즈음하여 김일성은 동서고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내용으로 父王이 왕세자를 칭송하는 頌詩를 썼다. 이것이야말로 권력이 모든 것을 규정한다는 정치논리의 냉혹성을 보여주는 산 실례로 된다.
김일성은 자기 아들에게 정권을 넘겨줌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과오를 범하였으며 자기 아들의 권력 앞에 아부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마지막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만일 김일성이 1960년대 말까지만 활동하고 한 생을 끝마쳤더라면 가짜 김일성이건, 진짜 김일성이건 관계없이 항일 무장투쟁의 역사도 살아남았을 것이며 광복후 북한의 지도자로서의 역사도 살아남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정권을 아들에게 넘겨줌으로써 김정일과 함께 수치스러운 길을 걷게 되었으며 그의 한 生의 전반부까지도 다 망쳐버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정권의 세습으로서 김일성이나 김정일이나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공산당 기관지 아카하다(赤旗)의 전 평양특파원 하기와라 료에 따르면 김정일이야말로 세계 공산주의자들의 진정한 敵이다.
*북한에는 공개된 경찰로는 사회안전부가 있고, 비밀경찰로서는 국가안전보위부가 있다. 이 두 부서는 모두 당 중앙에 직속되어 있으며 내각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무장한 사회안전부와 국가안전보위부의 인원은 1990년에 약30만 명이었다.
*김정일은 장애인이 평양에 사는 것은 수치라면서 산간오지로 추방하였다. 최근에는 빌어먹는 사람들이 나다니는 것을 단속하는 한편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무더기로 농촌에 추방하는 소동까지 벌이고 있다.
*군수 공업 담당 비서가 김정일에게 군수공업부에서 對南공작원들이 사용할 저격무기를 새로 개발한 후 개를 대상으로 성능을 실험하였다고 보고하자 김정일은 개가 사람과 같을 수 없다고 하면서 "정치보위부에 지시해서 정치범을 보내주겠으니 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라"고 지시했다.
*김정일의 서기 중 한 사람은 술에 취하여 자기 부인에게 김정일의 난잡한 생활에 대하여 비밀을 누설한 일이 있었다. 양심적이며 문화수준이 높은 서기의 부인은 깜짝 놀라 '한 나라의 지도자의 생활이 그토록 어지러워서야 어떻게 인민의 행복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하고 고민하던 끝에 김일성이 김정일을 훈계하도록 할 생각으로 김일성에게 편지를 올렸다.
그러나 그의 편지는 김일성이 아니라 김정일의 수중에 들어갔다. 김정일은 그 서기의 부인을 체포하여 술파티에 끌어오게 한 다음 모든 술파티 성원들이 보는 데서 서기의 부인을 반역자라고 선포하고 총살하도록 하였다. 그는 술파티의 비밀이 새어나가면 총살한다는 것을 모든 술파티 성원들에게 보여주려고 하였던 것이다. 서기는 자기 부인을 자기 손으로 총살할 수 있게 해달라고 김정일에게 애걸하였다. 김정일은 서기의 청을 들어주어 그에게 무기를 주어 자기 부인을 총살하게 하였다.
황장엽 선생은 깨어 있는 철학자의 의식으로써 지옥을 본 사람이다. 그는 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지옥의 실상을 그대로 전하면 사람들이 분노하여 총궐기하고 악마의 포로가 되어 지옥에서 생활하고 있는 동포들을 구출하는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믿었다. 황장엽 선생과 그의 동지 김덕홍씨는 최근에 와서 그들의 생각이 한국의 복잡한 정세에 대한 오판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지옥을 본 사람의 의무를 다하려고 애쓰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 의해서 언론자유가 제한된 가운데서 두 사람이 펼치고 있는 저술, 언론 활동은 언젠가 한국 지성사의 감동적인 장면으로 기록되고 평가받을 것이다. 김정일의 폭력과 김대중의 환상과 친북지식인들의 위선에 맞선 황장엽의 말과 글에 담긴 至誠의 知性을 이 민족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행동하는 양심이란 바로 황장엽 선생을 두고 이른 말일 것이다.
이름:조갑제 2001/8/19(일) 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