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미꾸라지 강추 투자지침서

 

 

2000년대 초반 여의도 교보증권 대강당에서 압구정동 미꾸라지가 선물옵션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이 때 지인들과 같이 가서 

강의를 들었다. 단돈 3천만원으로 불과 10년 남짓한 사이에 무려 2천억원 가까이 벌었으니 그는 신화를 쓴 셈이다.  

 

그의 강의는 어눌한 말투였음에도 불구하고 베일에 싸인 투자 비법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에 대강당은 후끈 달아 올랐다. 

그가 했던 기법도 대충 들었지만 가장 인상에 남았던 이야기는 알렉산더 엘더가 쓴 <Trading For a Living> 이었다. 

미꾸라지씨는 심리를 다스리지 못하면 백전 백패한다며 엘더의 이 책을 강권하면서 침을 튀겼다. 

"오늘의 내가 있게 한 단 한 권의 책은 바로 이것 이다, 여러분들은 이 책을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읽기 바란다!"  

 

그 때 이 책은 번역되지 않았다. 교보문고에 주문해서 원서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정인지씨에 의해 국일에서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이 책 속에 무슨 내용이 있길래 미꾸라지씨는 버케를 내면서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라고 했는가? 

 

 

심리에서 지면 투자는 끝장이다!

 

알렉산더 엘더는 구 쏘련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아프리카로 여행중 미국으로 탈출한다. 

그가 미국 공항에 내릴 때 손에는 25 달러만 쥐어져 있었다.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그는 우연히 주식시장을 알게 되고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은 후에 투자에서 승리하는 길은 

오직 자신의 심리를 다스리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투자자가 군중심리에 휩쓸려서 알코올 중독자처럼 시장에 진입할 경우 백패한다고 말한다. 

그는 큰 돈을 거머쥐었고 그의 깨달음을 이 책 속에 녹여 냈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1. 투자자의 심리

2. 투자기법

3. 자금관리

 

 

다리가 세 개 달린 의자는 하나만 부러져도 무너진다. 

이 세 가지를 통제할 수 있는 자만이 주식시장이든 선물시장이든 성공이 보장된다고 엘더는 말한다.

 

먼저 투자심리. 미꾸라지씨도 강조했지만 투자자들이 영원히 손절매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심리를 컨트롤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단기 매매를 치중하면서 불나방처럼 이 종목 저 종목 날라다니는 

초단타 매매자들은 알코홀 중독자들과 매우 유사한 심리를 가졌다. 

혈관에 알코홀 농도가 낮아지면 눈이 뒤집히는 중독자들처럼 어떤 종목이 오르면 빨리 그 종목을 사지 않고는 못배기는 

충동적인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가 주가가 조금 빠지기라도 하면 금새 절망적인 기분에 휩싸여 앞 뒤 안보고 

주식을 내동댕이 친다. 그리고 곧 바로 희망의 나래를 펴며 다른 종목을 기웃거린다. 

 

이런 투자자들이 보시하는 곳은 바로 수수료를 따먹는 브로커들인 증권사 이다. 

선물투자가 제로섬 게임이라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수수료가 있기 때문에 마이너스섬 게임이다. 

장기적으로 레이스를 하면 고리를 뜯어내는 하우스만 살아남고 참여자들은 다 뒈지도록 구조가 되어 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한번 매매에 1% 수수료를 낸다고 가정하면 열번 매매하면 10%가 수수료로 나간다. 

한달 목표수익률이 10% 라면 당신은 20% 수익을 내야 한다. 

우리 주식시장에서 한 달에 열번씩 주식을 뒤집었다 엎었다 하면서 매달 20%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가?  

그럼 당신은 일년에 20% 정도 수익을 꾸준히 내서 전세계 부자랭킹 1위에 올라선 워렌버핏보다 더 위대하다!  

 

개인심리와 집단심리로 구성된 1장, 2장은 150 페이지 남짓된다. 미꾸라지씨가 강조한 부분은 바로 책의 이 부분이다. 

투자자들은 이 부분을 씹어 먹거나 태워서 재로 만들어 삼켜야 한다. 당신의 혈관에 1, 2장이 녹아 있어야 한다. 

매매를 하다가 약기운이 떨어졌다 싶으면 다시 이 책을 태워서 재로 만든 뒤 얌얌 먹어야 한다. 

나는 오렌지 쥬스 같은 음료에 타서 먹는다. 

이게 좀 실행하기 곤란하다면 자신의 서재에 이 책을 정중히 모셔두고 매일 삼배를 올려야 한다. 

그럼 책의 영기가 당신의 대뇌에서 흥분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측위신경핵을 자극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이성적 판단을 관장하는 전전두엽 피질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매매기법에 대하여

 

일단 당신의 심리가 안정되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실전에서 종목을 고르고 이익을 내는 거래는 어떻게 하는가?  

자신에 맞는 기술적 지표를 가져야 한다. 이평이든, MACD이든, 오실레이터든 그 지표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추세추종형 지표인지, 박스권에서 진동하는 장세에 맞는 모멘텀 지표인지를 분별해야 한다. 

지표는 제 각각 다른 요소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추세추종형과 모멘텀 기법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한 지표가 매도 싸인을 내는데 다른 지표는 매수싸인을 내기도 한다.  그리고 시간 프레임도 각각 달라야 한다. 

중장기 투자자냐, 단기 투자자냐에 따라 지표의 변수값도 조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손절매와 피라미딩이다. 이익은 지키거나 키우고,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책의 제목 <Trading For a Living>은 번역하자면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한 투자이다. 

살기 위해서 투자하려면 자신의 원금이 깨지면 절대로 안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자금 관리다.

 

 

자금 관리를 컨트롤 하지 못하면 주식시장을 떠나야 한다.

 

엘더는 한번 진입해서 자신의 전체 투자자산의 2% 손실을 마지노 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번 진입해서 손실이 2%를 넘어서면 지체없이 그 손실을 잘라내야 한다. 얼마나 신중한 대목인가?  

신용과 미수까지 쓰면서 상투잡이만 되풀이 하는 알코홀릭 트레이더들이 원금이 거덜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들은 주식을 사서 깨지면 언젠가 회복되겠지라며 자기 최면을 걸고,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반납할까봐 낼름 팔아 버린다. 

손실을 키우고, 이익은 자르는 희한한 짓을 하다보면 자기 계좌에 남은 것은 손실덩어리들 뿐이다. 

딸랑 딸랑 깡통소리가 가을 바람결에 처량하게 들리지 않나?

 

이익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이익이 나면 이익을 키워야한다. 어떻게?   

이익이 나면 손실이 난 것보다 더 두려워지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거짓말 같으면 당신의 과거 매매를 돌아보라. 

작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이익이 자라는 초기에 그 싹을 썩뚝 잘라서 큰 대물을 놓쳤는지를.  

엘더는 이익이 나는 종목에 피라미딩을 주문한다. 그리고 반드시 이익을 지켜내라고 한다. 

이익을 어느 정도 반납할 수는 있지만 전부를 돌려주면 안된다. 따라서 트레일링 스탑을 걸어야 한다. 

(이 부분은 나중에 포스팅 하겠음)  계속 시장을 빠져 나오는 스탑의 위치를 조정하면서 이익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익이 나면 그 이익을 항상 계좌에서 빼내라!  원금만 갖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책은 이상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신의 심리를 안정시켜라!  

자기만의 매매기법을 통해 종목을 발굴하고 진입과 퇴출 시점을 정하라!  자금을 관리하라! 

 

가끔 초보 투자자분들이 나에게 쪽지나 메일을 보내셔서 참고할만한 투자지침서가 없느냐고 묻곤 한다. 

나는 이 책을 항상 침대 머리에 놓고 언제든지 아무 부분이나 펴서 읽으라고 하고 싶다. 교과서가 한 권 있어야 한다. 

매매가 잘 안될 때 항상 교과서로 돌아가야 한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