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굽는 여자
명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쿠키 굽는 일을 하고 있는 여자.
어떤 영화 속 주인공이다.
"어렸을 때 제가 우울해할 때면
엄마가 맛있는 쿠키를 구워주시곤 했어요.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 쿠키를 먹으면
전 항상 기분이 좋아지곤 했죠."
대학을 다닐 때 시험과 과제에 치여
우울해 보이는 친구들이 여자는 늘 안쓰러웠다.
그때 떠오른 엄마의 쿠키.
여자는 친구들을 위해
쿠키를 구워 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의 쿠키를
찾는 친구들은 점점 늘어났고
그러니 여자는 점점 더 많은 쿠키를 구워야 했고
공부할 시간은 점점 사라져갔다.
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만든 쿠키를 먹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친구들을 보는 게 좋았다.
결국 여자는 대학을 중퇴하고
작은 쿠키 가게를 열게 된다.
"대학 입학시험 논술 주제가 이거였어요.
졸업 후 당신은 어떻게 세상을 더 좋게 바꿀 것인가.
그 답을 전, 대학을 중퇴하면서 깨닫게 된 거죠.
내가 세상을 좋게 바꾸려면 쿠키로 해야 한다는 답을."
단 한 사람이라도 내가 만든 쿠키를 먹으며 행복해한다면
나는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데 일조하고 있는 거라 말하는 여자.
여자에게 남들의 시선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명문대 법대를 졸업해 남들 보기에 좋은 직장,
남들 보기에 부러운 삶. 그런 삶을 살았다 한들
지금보다 행복하진 않았을 거라 말하는 여자.
사실 그거면 되는 거 아닐까?
남들 보기엔 별로인 내 여자 친구도
내 눈에만 예뻐 보이면 되는 거고
남들 보기엔 별 볼일 없는 일이라도
내가 좋으면 되는 거고
남들 보기엔 정말 보잘 것 없는 나라 할지라도
내 마음에 드는 나라면 되는 거 아닐까?
사실 그것만도 충분히 어려우니까.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강세형 저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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