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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과 외래어

상품명과 외래어


박용찬(朴龍燦) / 국립국어연구원


상품 광고의 주요한 내용은 상품명, 마크, 가격, 성능, 성분, 구조, 용도, 사용 방법, 보관 방법, 구입 장소 등인데 이 가운데에서 상품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상품명이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좋고, 흥미로워야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 사고 싶어하는 욕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가 만나는 상품의 이름에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은 외래어나 외국어의 남용이다. 국적 불명의 외국어도 빈번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청소년이 즐겨 먹는 과자류와 빙과류의 상품명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제과 관련 업체인 롯데, 해태, 오리온, 크라운, 농심, 삼양, 빙그레 등이 만들어 파는 과자류와 빙과류의 상품명을 조사해 보았더니 총 385개 가운데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한 것이 무려 281개가 되어 73%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예로 '밀크캬라멜(milk caramel)', '바나나킥(banana kick)', '러브러브(love love)', '베스트원(best one)', '블랙로즈(black rose)', '셀렉션(selection)', '스윙칩(swing chip)', '아몬드볼(almond ball)', '에스트(est)', '엑설런트(excellent)', '월드콘(world cone)', '칼로리바란스(calorie balance)', '키스베리(kiss berry)', '크래쉬(crash)', '테디베어(Teddy Bear)', '투게더(together)', '투캅스(two cops)', '포켓몬스터(Pocket Monster)', '홈런볼(home run ball)'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상품명에 사용된 외래어나 외국어 가운데에는 그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것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너트빌(←nut ville)', '네띠[←네트(nette)]', '누크바(←nougat +cream bar)', '다이제(←digest)', '디아뜨[←다아트(de+art)]', '디또(ditto?)', '따따봉[←다다봉( da bon+da bon)]', '띠앙(tian?)', '링키바(rinky bar?)', '미쯔[←미즈(mini+size)]', '베이키(baky?)', '블루디(bludy?)', '빅파이(←victory+pie)', '빈츠[←빈치(binch?)]', '쁘레뉴[←프레뉴(fresh+new)', '슈레디(suredy?)', '에센(←essence)', '엑소(exo?)', '오키(←oh my cookie)', '위즐(weezzle?)', '젠느(Xenne?)', '제크(zec?)', '크런키(crunky?)', '하몬스(harmons?)', '핫스(hots?)', 화이트하임(white+ Heim) 등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국적 불명의 외래어나 외국어는 출처가 다른 둘 이상의 외국어를 결합하여 만들거나 그저 외국어처럼 보이도록 아무렇게 만든, 의미 없는 말이 대부분이다. 또한 '다이제(←digest)', '에센(←essence)' 등처럼 단어의 일부를 잘라 내거나 '누크바(←nougat +cream bar)', '따따봉[←다다봉(da bon+da bon)]', '미쯔[←미즈(mini +size)]', '빅파이(←victory+pie)', '쁘레뉴[←프레뉴(fresh +new)', '오키(←oh my cookie)' 등처럼 두 개 이상의 단어로 된 구의 일부분을 잘라 낸 말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최근 들어 상품명에서 부쩍 더 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사실 과자류와 빙과류의 상품명에 보이는 '콘(cone)', '캔디(candy)', '크래커(cracker)', '비스킷(biscuit)', '초콜릿(chocolate)', '껌(←gum)', '쿠키(cookie)', '캐러멜(caramel)', '칩(chip)', '와플(waffle)', '파이(pie)', '웨하스(←wafers)', '젤리(jelly)', '콘플레이크(cornflakes)', '커스터드(custard)', '팝콘(popcorn)', '포테이토칩(potato chip)' 등과 같은 말은 우리말에서 이미 확고하게 외래어로 정착된 말로 아주 오래 전부터 식품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이 밖에도 '샌드(sand)', '산도(sando)', '초코파이(choco pie)', '초코(choco)', '구미(←gummy)', '스낵(snack)', '바(bar)', '링(ring)', '볼(ball)', '스틱(stick)' 등과 같은 국적 불명의 외국어 또는 외래어(특히, 영어)를 식품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샌드'는 'sandwich'에서 앞부분인 'sand'만을 잘라 내 만든 말이고 '산도'는 이를 일본어식으로 적은 것으로 정통 영어라 하기 어렵다. '초코파이'도 'chocolate'의 앞부분을 잘라 낸 '초코(choco)'에 '파이(pie)'를 결합하여 만들어 낸 한국식 영어[일명 콩글리시(Konglish)]로 파이류의 대표적인 상품이 되었다. '초코파이'의 '초코'라는 말은 '초코송이(choco 松栮)', '초코웨하스(choco wafers)', '초코칩(choco chip)', '초코후레이키(choco conflakes)', '쵸코땡(choco-)', '쵸코비(choco biscuit)', '쵸코하임(choco Heim)' 등처럼 상품명의 앞부분뿐만 아니라 '다이제초코(digest choco)', '콘초코(corn choco)' 등처럼 상품명의 뒷부분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구미'는 영어 'gummy'를 일본어식으로 적은 말인데 '초코파이'처럼 젤리류의 대표적인 상품이 되었다. 반면 '스낵'의 경우, 영어에서는 '가벼운 식사, 간식' 정도를 의미하지만 상품명에서는 과자류를 통칭하는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bar)', '링(ring)', '볼(ball)', '스틱(stick)' 등도 영어에서는 어떤 특정한 모양을 가진 물체를 가리키지만 상품명에서는 그런 모양을 가진 과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상품명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외래어나 외국어의 남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이 즐겨 먹는 과자류와 빙과류의 상품명에서 외래어나 외국어를 남용하거나 국적 불명의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직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외국어는 중시하고 우리말은 경시하는 사고방식을 조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업이나 광고주가 앞장서서 외래어나 외국어가 아닌,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을 이용하여 상품의 이름을 짓는 노력이 무척이나 절실히 요구된다.

출처 : [기타] 국립국어연구원 http://www.korean.go.kr/nkview/nknews/200210/51_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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