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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요리/음식

보리밥의 효능

보리밥이 왜 쌀밥보다 건강에 좋을까? 보리를 먹으면 왜 방귀가 나올까? 보리에 관한 여러 질문들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찾아보자.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책임연구원으로 수년 간 보리를 연구하고 있는 석호문 박사와 즐거운 보리 탐구를 시작해본다.

 

보리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인류가 식용으로 보리를 경작한 것은 기원전 7천년 경으로 우리나라에도 기원전 1천5백년 경 중국으로부터 전래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검투사들은 힘과 정력을 얻기 위하여 보리로 만든 빵을 섭취하기도 했는데, 이는 보리가 갖고 있는 다양한 기능성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보리는 유럽에서도 한때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으로 이용되어 가난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보통의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여러 가지 비타민류, 무기성분들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그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건강식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보리는 추운 겨울 동안 자라서 다른 작물에 비해 병충해가 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농약을 살포할 필요성이 거의 없어 무공해 식량자원으로서도 그 가치가 높습니다. 보리는 영양학적 우수성 외에도 대기 중 많은 양의 탄산가스를 작물의 광합성에 활용하여 공기정화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친환경작물입니다.

 

 

서민의 음식 보리가 쌀보다 낫다는데 사실인가요?

 

보리쌀의 성분을 보면 조단백질이 9.5~11.8%, 지방질이 1.1~1.2%로 쌀보다 높고 당질은 77% 정도로 쌀의 81.6%보다 적지만 섬유질은 보리가 훨씬 많습니다. 보리는 밀가루의 5배, 쌀의 16배에 해당하는 많은 양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으며,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수용성 식이섬유는 다른 어느 식품보다도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단, 보리는 도정을 해도 쌀처럼 속겨층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보리알의 중앙에 깊은 골이 있고 그곳에 섬유가 많이 남아 있어 먹을 때 거친 질감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보리쌀은 쌀에 비해 거칠고 물이 잘 스며들지 않아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므로 쌀과 섞어 바로 밥을 지을 수가 없지요. 이런 불편함을 덜기 위해 요즘에는 도정한 보리를 적당히 불려 눌러놓은 압맥과 홈을 따라 쪼갠 후 도정한 할맥을 사용해 쌀과 함께 바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습니다.

 

 

보리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정말 많나요?

 

보리쌀에 함유된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무기질로서는 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등이 있는데 이들은 각각 30mg%, 190mg%, 3mg%, 1.9mg% 및 237mg% 함유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중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무기질인 칼슘과 철의 함량은 쌀에 비해 각각 8배 및 5배나 높습니다. 보리에 함유된 비타민으로서 중요한 것은 비타민 B1, 비타민 B2 및 나이아신 등인데 이들은 각각 쌀에 비해 1.5~2배 이상 함유되어 있고 보리쌀에 함유된 비타민류는 쌀과 달라서 도정한 후에도 보리쌀의 내부에 분포되어 있으므로 도정하더라도 손실이 비교적 적습니다.

 

 

보리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게 맞나요?

 

보리에 함유된 프로안토시아니딘이라 부르는 물질은 암 예방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보리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화합물에 면역증강효과, 항알레르기 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폴리페놀화합물은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소거하는 능력과 우수한 항산화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천연 항산화제는 적당한 양을 주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노화와 관련된 성인병을 줄이는데 중요한 인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보리에는 미량이지만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토코트리에놀이라고 하는 토콜화합물이 함유되어 있어 최근 더욱 주목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리밥은 가난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성인병을 예방하는 견지에서 건강에 대단히 유익한 식품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보리가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식품이라고요?

 

식이섬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소화기관을 통과할 때 많은 수분을 흡수함에 따라 대변의 용적을 증가시키고, 장내 통과시간을 단축시키는 등의 생리작용을 나타내는 반면, 수용성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저하작용과 장내 균총의 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보리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하나인 베타 - 글루칸이 다른 곡물에 비해 월등히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비만이란 과잉 섭취된 유지의 대부분이 체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말하는데 보리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주어 식품의 섭취량을 줄입니다. 특히 점질성이 높은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 - 글루칸은 소장 내에서 전분·단백질·지질 등 소장을 통해 쉽게 흡수되는 영양성분을 둘러싸서 이들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방해하여 소화흡수를 지연시키므로 당뇨나 비만 환자에게 바람직한 식품입니다. 보리 자체도 이런 이유로 에너지원으로 되기 어렵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습니다.

 

 

보리는 당뇨와 혈압에 어떤 도움을 주나요?

 

보리는 백미보다 월등히 많은 10% 정도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식이섬유의 공급원으로 중요한 식품입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는 혈당을 현저히 억제하는 효과를 보입니다. 끈적거리는 성질이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 - 글루칸은 소장 내에서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며 담즙산과 지질의 흡수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식이섬유가 비만과 당뇨에 효과가 있는 것은 식이섬유는 에너지원으로 되기 어려우며 다른 에너지원으로 되는 영양소의 소화·흡수를 일부 저해하고, 타액 및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며 포만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서 식이섬유는 음식물의 위와 소장의 통과시간을 느리게 하여 당이나 지방의 흡수를 지연시키며 혈중 인슐린, 포도당, 중성지방의 상승도 억제합니다. 즉, 식이섬유의 섭취에 따른 종합적인 효과로 식사 섭취량의 감소, 체중 증가의 억제, 체지방의 감소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소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피하기 어려운 증상인 고혈압의 경우 보리전분이나 식이섬유에는 혈압의 상승을 억제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보리는 혈압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식염 과잉섭취에 의한 고혈압의 경우 나트륨의 섭취를 억제하고 칼륨의 섭취를 증가시켜야 하므로 나트륨은 적고 칼륨의 함량이 풍부하여 고혈압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보리밥을 먹으면 방귀를 잘 뀌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요?

 

식이섬유란 사람의 소화효소에 의해서 분해되지 않는 식물성 물질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와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 두 가지로, 보리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함량이 대단히 높으며 이것은 소장에서 소화 흡수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수용성 식이섬유가 대장에 도달하면 점질성의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 - 글루칸은 대장 내 미생물에 의해 급속히 발효되어 여러 가지 휘발성 물질을 생성하게 됩니다. 이것이 장내 가스를 유발하게 되고 따라서 보리밥을 먹게 되면 방귀가 잦아지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이 발효 덕분에 아세테이트와 프로피온산 등 짧은 사슬의 지방산들이 발효부산물로 생성되고 이것들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저해합니다. 특히, 부티르산과 같은 지방산이 대장 내에 증가하게 되면 대장암에 대한 보호효과를 발휘하므로 보리의 장내 발효는 생리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보리도 종류가 많던데 어떤 것을 먹어야 하나요?

 

보리는 보리알이 배열된 열의 수에 따라 2조맥(두 줄 보리)과 6조맥(여섯 줄 보리)으로 분류합니다. 또 성숙 후 껍질이 종실에 밀착하여 분리되지 않는 겉보리와 껍질이 종실에서 잘 분리되는 쌀보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쌀보리가 우리가 흔히 먹는 보리입니다. 보리는 또 찹쌀과 멥쌀처럼 찰성전분을 갖고 있는 찰보리와 보통의 메성보리로 나누어집니다. 찰보리는 식이섬유와 베타 - 글루칸의 함량이 일반 보리(메성보리)보다 높으며 찰보리 역시 껍질이 있는 찰겉보리와 껍질이 없는 찰쌀보리가 있습니다. 찰보리의 전분은 아밀로오스 함량이 적고 아밀로펙틴의 함량이 많아 밥을 지을 때 메성보리보다 물 결합력이 뛰어나 빨리 호화되고 더 많이 팽창하지요. 또한 호화온도가 낮으며 점도는 메성보리보다 높아 찰보리로 밥을 하면 밥이 빨리 되고 차지며 노화는 느리게 일어나 찰보리로 밥을 하면 밥이 식은 후에 덜 굳어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찰보리는 메성보리보다 식이섬유의 함량이 높고 베타 - 글루칸의 함량 역시 약 30% 정도 더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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