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왔다고 하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내게 하는 질문은 한결같다. 도대체 그곳의 겨울은 얼마나 긴가 하는 것이다. 북방은 일년 내내 겨울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이다. 러시아에도 한국과 같은 사계절이 있다. 다만 러시아의 여름은 한국처럼 무덥지 않을 뿐이다. 기분 좋을 만큼 상쾌한 것이 한국의 가을과 비슷하다고 할까. 그래서 외국인들은 러시아에서 가장 매력 있는 계절을 여름으로 꼽는다. |
도시를 관통하며 흐르는 네바 강 주위에는 많은 섬과 운하가 연결되어 있어서 사람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북방의 베니스라 부른다. 이곳이 서유럽의 다른 도시에 비해 훨씬 더 자연과 조화로워 보인다면 아마도 아름다운 궁전들이 넓은 강변을 따라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표트르 대제가 새로운 수도를 위해 공을 많이 들인 덕분이다.
도시 전체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네바강 남쪽에 있는 성 이삭 성당의 돔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도심을 걸어 다니면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며칠 전 우연히 서울의 한 서점에 들렀다가 그 광경을 찍은 사진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벌써 향수병에 걸렸나 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여름이 특별한 건 바로 백야 때문이다. 북쪽 지역에서 5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지속되는 백야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아오는 건 초여름인 6월부터 7월까지다. 해는 벌써 가버리고 그림자조차 남지 않았는데 도시는 시간이 멈춘 듯 해 질 녘의 황혼빛에 물들어 신비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래된 건축물들 위에 떨어지는 파스텔톤의 어스름한 빛은 백야가 만들어내는 매력이자 유혹이다. 네바 강은 밤이면 다리를 열어 배들을 맞이
하고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기 위해 밖으로 몰려나온다. 여느 때와는 다른 가슴 설렘과 흥분, 뭔가 다른 정신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 어쩌면 일년 중 가장 낭만적인 시기일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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