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Santorini-그리스식 발음:산도리니)의 정식 이름은 티라(Thira)이다.
기원전 1450년경 화산폭발로 생겨났으며, 그 덕분에 깎아지른 듯한 높은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자리한 하얀 집들은 아주 특이한 인상을 남긴다.
실제로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아틀란티스 대륙의 일부라는 추측이 있는 이 섬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하며 일년 내내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스하면 산토리니가 연상될 정도로 익숙한 풍경이지만 실제로 이 섬엔 남다른 사연이 있다.
바로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에 얽힌 전설 때문.
▣ 전설의 땅, 그 흔적을 찾아서
실제로 산토리니는 가라앉은 화산의 일부이고 지금도 화산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에게해의 폼페이'리고 알려진 갈리스테 섬의 고대 도시 유적을 발굴하기 시작한 것은 1967년의 일이었다.
지금은 산토리니라고 불리고 있는 이 유적지는 키클라데스 제도의 남쪽 끝에 자리잡고 있다. 전에 화산이 서있던 중심부에는 팔레아카메니(옛 불탄 섬)와 네아카메니(새롭게 불탄 섬)라 하는 두 개의 용암 덩어리가 있다. 이 용암들은 대폭발이 있고 한참 후에 생긴 것인데도 이따금씩 몇 가닥의 연기가 솟아오르곤 하여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화산의 마지막 흔적을 엿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학자들 사이에선 이런 흔적과 희미한 성곽의 잔해가 아틀란티스의 도시가 아닐까하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산토리니섬은 오래전부터 ‘원형’이라는 뜻의 ‘스트롱길레(Stronggyle)'라고 불렸다. 기원전 1675년 문제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30km3의 용암을 분출했고 막대한 양의 화산재가 섬으로부터 1천km나 떨어진 이집트까지 날아가 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다고 한다.
이 화산 폭발로 산토리니에 남은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해저 칼데라(caldera)를 둘러싸고 있는 초승달 모양의 좁은 지형.
실제로 산토리니 주변의 만을 살펴보면 대리석 무늬의 거대한 절벽들이 원형으로 둘러서서 잔잔하고 푸른 바다를 에워싸고 있고, 수많은 작은 화산섬들이 바다에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당나귀를 타고 올라가는 섬
섬을 찾는 이방인들을 위해 마련한 것인 양 섬내의 몇몇 상점들과 호텔들은 이름조차 아틀란티스를 내걸고 있어 재미있다.
섬의 꼭대기에서 하얗게 빛나는 주택가가 피라(Fira)거리인데 멀리서 볼 때는 바로 앞에 가로막고 있는 절벽을 어떻게 올라갈까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자리하고 있다.
:피라
배로 다가가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케이블카나 지그재그로 놓여진 가파른 계단위를 나귀를 타고 올라가는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피라는 그야말로 동화속 거리를 연상케한다.
나귀에서 내린 곳부터 카페와 선물가게가 즐비하고 하얗고 좁다란 길에 탄성을 자아낼 만큼 예쁘고 아기자기한 공예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다.
섬의 북쪽 끝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이아 시는 그리스를 떠올리는 그림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모습, 하얀 벽에 파란 지붕의 교회와 민가가 줄줄이 서 있는 풍경 그대로이다.
:이아
이곳 까페에서 바라보는 멋진 석양을 배경으로 한 영화,
’여름의 연인들(1982)‘ 때문에 계절마다 여기 아스트라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계절마다 평균 수십 쌍이 넘는다고 한다.
▣ 문명의 세계에서 벗어난 곳
여름이면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젊은이들로 붐벼 섬의 모습은 메트로폴리탄적인 느낌을 선사하지만 밤이 되어 바다의 어둠이 섬을 덮으면 어느새 조용한 그리스 본래의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섬에는 옛것과 새것이 그나름의 법칙에 따라 지혜롭게 공존하고 워낙 특이한 위치에 자리한 피라는 그런 모습을 차분히 훑어볼 수 있는 매력을 지녀 누구든 이곳에 처음 방문한 사람이면 슬그머니 체류시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섬에는 5세기 무렵으로 추정되는 항아리 컬렉션이 유명한 고고학 박물관이나 고대 도시 씨라, 미노아 문명의 유적으로 알려진 아크로티리(Akrotiri) 등이 가볼만 하다.
또 검은 모래가 깔린 페리사 비치도 한 여름 여행자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추천 명소이다. 넓은 해변이 인상적이고 바닷물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하다.
한편, 아틀란티스와 연관되어 있음을 처음 주장하게된 유적인 아크로티리는 섬의 남서쪽 약 10km 지점에 있다. 지금도 발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데, 유적에서 발굴된 ‘복싱하는 소년’과 ‘파란 원숭이’같이 훌륭한 작품들은 아테네의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화려한 색채의 프레스코화,고대도시의 흔적들은 번영했던 문명과 아틀란티스 전설을 쉽게 연결시켜주고 있다.
▣ 산토리니와 밀로스 섬이 속한 키클라데스 제도
키클라데스 제도는 에게해 한가운데 바퀴 모양으로 모인 섬들을 가리킨다. ‘키클라데스’란 그리스어의 ‘키크로스(바퀴)’라는 뜻에서 온 것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모두 39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가장 큰 섬은 낙소스(Naxos)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딜로스 섬이 중심이었다고 한다.
페르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한 딜로스 동맹본부가 설치된 곳이기도 하고 기원전 7세기에 종교와 상업의 중심지로 번영했던 탓에 섬의 크기는 작지만 가장 영향력있는 섬이었다.
에게 해 관광의 대표적인 섬이라고 할 수 있는 미코노스 섬이나 산토리스섬, 밀로스 섬, 빠로스(Paros) 섬등이 이 제도에 속한다.
이 제도의 섬들은 세계적인 유람선사들의 기항지로 채택될 만큼 갖가지 관광인프라가 훌륭하지만 문화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그리스 미술의 원류라 할 수 있는 대리석 인물상이나 항아리들이 발굴되어 고고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고 미노아 왕조가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특이한 문화가 존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례차례 섬들을 돌아보며 각기의 섬에 담긴 전설, 신화, 유적을 훑다보면 고대 그리스 시대의 중심에 들어섬을 깨달을 수 있고 서양문명의 기원이 됐던 내력들도 차분히 들어볼수 있어 근사한 바다풍경 만큼이나 여행자들을 설레이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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