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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예절/법률/전통

봄철의 풍속

봄철의 풍속

1. 설 날(元旦)

  설이란 순수한 우리말로서 1년이 다 지나고 새로 맞이하는 새해의 아침, 즉 정월 초하룻날을 일컫는 것이데 이날을 달리 정월명절 또는 설 명절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각 지역에 따라 방언의 탓인지 정월멩질 설멩절 음력멩절 또는 음력슬이라고도 한다. 우리 태안도 예외는 아니다. 또한 설날을 신일(愼日)이라고도 쓴다는데. 이 는 글자의 뜻 그대로「삼가하는 날」이란 뜻이다. 삼간다는 것은 경거 망동하지 않고 몸가짐을 조심하여 근신한다는 말이다.

  1년을 다 보내며 첫날의 새 아침에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새해의 설계와 희망을 갖고 만사 형통의 기대 속에 새 출발하는 날이니 몸가짐을 조심하고 자중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설날은 예부터 지켜져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 문화의 하나로서 이 날엔 빈부귀천(貧富貴賤)없이 모두 자신의생활 형편에 따라 미리 준비하여 두었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조상께 차례(茶禮)를 지낸다. 설날엔 멀리 각처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데 모여 단란한 분위기 속에서 담소하면서 숭조사상(崇祖 思想)을 북돋워 나가는 이 아름다운 정경은, 우리 민족만이 간직하여 오는 고유의 미풍 양속인지도 모른다. 이와 더불어 설과 연관된 풍습으로는 설빔·차례·세배·덕담·성묘·문안비(文安婢)·세화(歲畵)·세찬(歲饌)·세주(歲酒)·복조리·야광귀(夜光鬼)·청참(聽讖)·소발(燒髮) 등등 여러 가지의 민속의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이 소멸되고 일부 남아 있는 민속마저도 그 원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물론 시의 (時宜 )의 탓인지 각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이 변형되었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다음은 설빔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2. 설  빔

  설빔이란 순수한 우리말로서「설날」과「비음」이 각각 줄어서 이루어진 합성어(合成語)인 것이다. 즉 설날 아침에 갈아입는 새 옷을 설빔이라고 한다. 이 설빔이란 말은 본래 한문의 세장(歲粧)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남녀 어린이들이 모두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으로 세장이라고 하였다

  이 설빔을 마련하기 위하여 빠른 가정에서는 이미 가을부터 준비하기 시작하는데, 보통은 동짓달에서 섣달에 이르면 주부들이 자기의 생활 형편에 따라 정성껏 설빔을 마련하여 둔다.

  옛날 같으면, 어른들은 두루마기를 비롯하여 바지·저고리·버선·대님에 이르기까지 새로 한 벌을 장만하는 한편, 어린이들은 주로 색동옷으로 마련하는데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이 더욱 좋아하며 설날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심지어는 달력에 하루하루 지나는 날짜를 동그라미로 표시하면서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설날에 색동옷을 입고 티 없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놀고 있는 모습은 마치 아름다운 꽃밭을 방불할 정도로 귀엽기만 하다. 이 같은 아름다운 정경도 현대 문명의 그늘 속에서 시들어 간지 이미 오래되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요즘은 설날이라 해도 옛날 같은 실감이 나지 않고 역시 설빔이라야 양복이나 또는 간단한 일상복을 평상시보다 깨끗하게 손질하여 입을 정도이니, 그저 시의 탓으로 넘겨버리고 말아야 할 것인지?

  그러나 다행한 것은 근래에 들어와 해를 거듭할수록 설빔으로 우리 한복을 차려 입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니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3. 차 례(茶禮)

  차례란 본래 음력으로 매월 초하루 보름 명절 그리고 조상의 생일 등에 음식물을 차려 놓고 간단히 지내는 낮 제사를 말함인데 다례하고도 한다.

  설날 아침에는 정성들여 미리 마련하여 둔 세찬과 세주를 차려놓고 차례를 지내는데 이때 사당이 있는집은 사당에서 지낸다. 사당은 장손 집에 설치해 두고, 4대조(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까지의 위패(位牌)만을 모시는데, 명절에는 전체를 제사하지만, 보통의 제사 때에는 해당되는 분만 제사한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와 명절날에는 특히 설날과 추석날이면 사방에 흩어져 있던 자손들이 고향에 찾아가 장손 집에 모여서 차례를 지내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으니, 이 같은 현상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숭조사상으로서 우리나라의 고유의 양속(良俗)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 세 배(歲拜)

  세배란 본래 섣달그믐이나 정초에 친족이나 웃어른들을 찾아가 문안하는 인사를 말하는데, 섣달그믐에 하는 것을 묵은세배라 하였다. 그러나 요즘 이 묵은세배는 거의 사라졌으며, 새해의 세배도 보통 설날 아침부터 시작하여 보름날 가까이 까지 행해지지만 옛날에 비하면 매우 소홀한 편이다.

  설날 아침은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설빔으로 갈아입은 뒤에 차례를 지낸다. 차례가 끝나면 자리를 정리하고 앉아 자식들이 부모님께 세배를 한다. 즉 연소자가 연장자에게 인사를 마친 뒤에 차례를 지낸 세찬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이렇게 가정에서 세배와 식사가 끝나면 친척과 이웃 어른들을 차례로 찾아다니며 세배를 하는데, 이 때 세배를 받는 측에서는 미리 준비한 음식을 내놓는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세배 돈을 주는데 이 세배 돈을 받는 어린이들은 매우 기뻐하며 이를 모아 두었다가 학용품을 사기도 하고 또는 저축하기도 한다. 옛날에는 수 십리 떨어져 살고 있는 일가 친척의 어른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세배를 드렸는데, 지금은 이 같은 양속도 소홀해지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게 여겨질 뿐이다.

  그런데 지역과 각 가정에 따라 차례와 세배의 절차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즉 먼저 차례를 지낸 다음에 세배를 올리는 가정이 있다. 그런가 하면 제주도에서는 선령(先靈)에 대한 차례 상을 차려 놓고 우선 웃어른께 세배를 하고 차례를 지낸다.

  이와 같이 지역과 가정에 따라 형식상의 절차가 다름을 알 수 있으나, 문제는 절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숭조사상을 기리고 이웃을 사랑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섬길 줄 아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으로 본다.  

5. 덕 담(德談)

  덕담이란 서로 잘 되기를 비는 말이다. 그러니까 세배를 할 때나 혹은 웃어른이나 친구를 만났을 때 주로 연소자가 먼저「과세 안녕하셨습니까?「새해엔 더욱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말하면 이를 받아 연소자에게「부모님 모시고 설 잘 세었나」또는「새해엔 소원성취하기 바라네」등으로 서로 인사를 교환하는 것을 덕담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덕담이란 새해를 맞이하여 뜻하는 모든 일이 잘 이뤄지기를 서로 빌어주는 축의(祝意)인 것이다.  

6. 성 묘(省墓)

  성묘란 조상의 산소를 찾아가 살펴보며 생존시와 같이 인사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이 성묘는 흔히 설날, 추석날 또는 한식날에 많이 행하여지고 있는데, 특히 설과 추석에는 온 가족이 또는 일가의 많은 자손들이 어른들을 모시고 줄지어 조상의 무덤을 찾아 성묘함은 우리 민속의 아름다운 정경이며 또한 숭조사상의 좋은 본보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우리 민족의 양속도 해를 거듭할수록 소홀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7. 세찬(歲饌) 

  세찬이란 설날에 차린 음식을 말한다. 설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또한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마련하는 온갖 음식물을 세찬이라도 하는데, 이는 자기의 생활 형편에 따라 준비한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장손 집에서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 자손보다 많이 여유 있게 만드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그러나 세찬 중에서도 흰떡은 대부분 어느 집에서나 만드는데, 이 흰떡을 썰어서 국을 끓인 것을 떡국이라 한다. 설날에 이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먹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본래 떡국을 끓일 때에는 꿩고기를 넣었으나, 요즘은 꿩 대신 닭고기나 또는 쇠고기를 넣고 끓이는 것이 어느 가정이나 상례로 되어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생활의 편리 위주로 변해 가는 것이 현대 문명의 특징인지도 모른다. 특히 근래에 들어와 식생활 문화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다. 우선 양에서 질적인 면으로 탈바꿈하여 가고 있는 것 같다.

8. 세 주(歲酒)

  세주란 설날에 쓰는 술을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가정에서 술을 담그는 것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특히 옛날에는 가정에서 주부들이 단 속의 눈을 피하여 세주(歲酒)정도는 손수 담가서 사용한 것 같다.

  그러나 요즘은 양조문화(釀造文化)의 발달로 인하여 각종 주류(酒類)가 시판되고 있으므로 가정에서 술을 담그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시중에서 구입 해다 차례도 지내고 찾아오는 세배 객을 대접하기도 한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와 일부 가정에서는 취미로 각종 과실주(果實酒)를 담가 즐기며, 또한 명절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는 별미로 대접하거나, 혹은 이웃끼리 서로 나누어 먹는 습속이 번져가고 있는 것 같다.

9. 복조리

  복조리란 일년간의 복을 받을 수 있다는 뜻에서 설날 새벽에 파는 조리를 말한다. 그러나 이 조리는 설날 새벽에만 파는 것이 아니라,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섣달 그믐날 자정이 지나면 조리 장수들이 이 골목 저 골목 누비고 다니며 복조리를 사라고 외치고 다니는데,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이때 사둔다. 이렇게 구입한 조리를 한 쌍으로 묶어서 방문 위쪽이나 부엌에 걸어두면 1년간 복을 받을 수 있다는 데서 복조리라는 말이 유래된 것 같다.

  그리고 이 복조리를 달아주는 위치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  어느 지역에서는 조리 위에 흰 실타래를 걸쳐놓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성냥갑을 넣어두는 가정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민속도 근래에 들어와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사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일부 가정에서 이 같은 민속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하더라도, 조리의 구입과정에서부터 실시하는 방법까지를 살펴볼 때 원형과 거리가 먼 매우 간소화된 형식만이 남아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10. 양괭이(夜光鬼)

  정월 초하루인 설날 밤에 하늘로부터 사람이 사는 집에 내려와 사람들이 벗어 놓은 신발을 신어 보아서 맞는 것이 있으면 가지고 간다는 귀신을 말하는데, 한자로는 야광귀( 夜光鬼)라고도 쓴다.

  그런데 이 때에 만약 신발을 잃어버리면 그 해, 한 해 동안은 운수가 불길하다고 하여 잘 때에는 모두 신발을 방에 들여놓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추어 두고 자는 것이 상례였다.

  그리고 이 양괭이가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써 대문 앞에 금줄을 친다든가, 아니면 대문을 일찍 잠가둔다든가 또는 딱총 같은 것으로 큰 소리를 내게하여 놀라게 하는 등 여러 가지의 수단을 취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가 있는 것은 양괭이를 쫓는 방법으로써, 높은 기둥이나 또는 뜰에 장대를 세워 놓고 그 꼭대기에 체를 매달아 둔다. 이렇게 하여 두면 밤에 집을 향해 내려오던 양괭이가 이 체를 보게 되는데, 이때 체에 눈이 많음을 알고 그 수효를 세어 보게 된다. 열심히 체눈을 세어가던 양괭이는 도중에서 실수하여 어디까지 세었는지 모르게 된다. 그러면 다시 처음부터 세어가기 시작하지만 체 눈이 너무 촘촘이 박혀있어 여전히 도중에서 실패하고 만다. 이렇게 몇 번씩 되풀이하다 보니 시간이 흘러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에 양괭이는 집안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장대 꼭대기에서 그대로 하늘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민속도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간 지 이미 오래 되었고 지금은 다만 옛날 이야기로 남아 있을 뿐이다.

  또한 문안비·세화·청참·소발 등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미 우리 주변에서 그 자취를 감춘지 오래 되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11. 복토(福土)훔치기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누구나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또한 발버둥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잘 살 수 있는 길이라면 무엇이든 사양치 않고 행하려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라면, 한 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옛날엔 정월 열나흗날 밤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 몰래 부자집의 마당흙을 훔쳐다가 자기집의 부뚜막에 바르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에, 부자집에서는 열나흗날 밤이면 훔쳐가지 못하도록 이를 지키기에 고역을 치루어야 했다. 이같이 부자집의 흙을 훔쳐옴으로써 그 집의 제복(財福)이 따라와서 자기는 부자가 되고 훔침을 당한 부자집은 가난하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열나흗날 밤이면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밤을 보내야 하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졌었다.

12. 제웅(處容)

  제웅이란 짚으로 사람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인데, 음력 정월 열나흗날 밤에 제웅직성이 든 사람의 액막이나 무당이 병자를 위하여 산 영장을 지내는 데에 쓰여졌던 것이다. 이 직성(直性)이란, 사람의 나이에 따라 그의 운명을 맡아본다는 별을 일컬음인데, 즉 제웅직성·토직성·수직성·금직성·일직성·화직성·계도직성·월직성·목직성의 9별이 차례로 돌아온다는 것으로, 남자는 10살에 제웅직성이 들기 시작하여 19살에 다시 돌아오고(즉 10, 19, 28, 37, 46, 55, 64세)여자는 11살에 목직성이 들기 시작한다.(즉 11, 20, 29, 38, 47, 56, 65세)

  이와 같이 직성이 든 해는 액운이 있어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불행이 닥쳐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 직성이 든 사람은 불행을 면하기 위해 제웅을 만드는 것이다. 짚으로 만든 제웅의 뱃속을 헤치고 돈이나 또는 쌀을 넣고 아울러 직성이든 사람의 생년월일시를 기록하여 함께 동여맨 다음,  이를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나 개천 등에 버린다.  이렇게 함으로써 액운을 면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제웅 속에 돈을 넣어버리기 때문에 이 돈을 얻기 위해, 열나흗날 밤이면 아이들이 이를 주우러 돌아다니는가 하면, 심지어는 집집마다 돌며 제웅을 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13, 정월 대보름

  음력 정월 보름을 특별히 일컫는 말로서, 대보름 또는 대보름날이라고도 한다. 이 대보름은 설날이나 추석에 못지 않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큰 명절의 하나인데, 한자로는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이 대보름날에는 여러 가지 음식물을 준비하는가 하면 갖가지 민속적인 행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즉, 달맞이를 비롯하여 부럼(腫果)·귀밝이술(耳明酒)·오곡밥·복쌈·진채식(陳菜食)·나무시집보내기(嫁樹)·더위팔기·쥐불놀이·개보름보내기·나무아홉짐하기·다리밟기 등등 많은 민속이 있었지만, 이는 각 지역과 가정에 따라 다소의 형식적인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전승되어오는 것은 그리 많지 않으며, 혹시 전승되어 온다 하더라도 원형과 거리가 먼 변형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상존하는 몇 가지만 참고로 열거하여 둔다.

14.부럼(腫果)

  대보름날이면 평소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미리 준비하여 둔 밤이나 호도 또는 잣이나 은행 같은 단단한 과일을 깨무는 것을 부럼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단단한 과일을 깨물면 이가 튼튼해지고 부스럼이 나지 않아 1년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에 전국의 각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민속으로서 지금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승되어 오고 있다.

  그런데 첫 번째 깨문 것은 먹지 않고 마당이나 지붕에 버리는데 이때 "부럼나가라"하고 외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한 해 동안 만사형통하고 부스럼도 생기지 말라고 비는 지역이 있다. 또한 과일을 깨물 때 자기의 연령 수대로 깨무는 것이 보통이나 노인의 경우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어린이나 젊은이들은 이가 튼튼하고 과일 먹는 재미에 대보름날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과일을 깰 때에는 여러번 깨무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번에 깨는 것이 좋다고 한다.

  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여 둔다.

  "이른 새벽에 날밤·호두·은행·잣·무우 등을 깨물며 일년 열두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주십시오 하고 축수한다. 이를 작절(爵癤)이라 하기도 하고, 또는 고치지방(固齒地方)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평안북도 의주(義州)지방의 풍속에 어린 남녀들이 보름날 새벽에 사탕을 깨는 것을 치교(齒)라 한다고 했다.

15. 귀밝이술(耳明酒)

  정월 대보름날 아침식사하기 전에 귀가 밝아지라고 마시는 술을 말한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청주(淸酒) 한 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한다. 이것을 유롱주(유聾酒)라 한다. 또한 섭정규(葉廷珪)의 해록쇄사(海綠碎事)에 사일(社日)에 치롱주(治聾酒)=귀밝이술을 마신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날의 풍속에는 이를 보름날에 행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와 같이 대보름날 아침에 술을 마시면 귀가 더 밝아지며 따라서 귓병도 생기지 않고 1년 동안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다는데서, 이 날만큼은 특별히 술을 마실 줄 모르는 사람도 한 모금씩 마시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었다. 이 습속은 옛날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었으나 지금도 지역에 따라서 여전히 전승되어 오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몸에 좋다고 하면 무엇이든 삼가지 않고 실행하려는 습속이 이래서 생겨난 지도 모른다.

16. 오곡밥

  오곡밥이란 5곡으로 지은 밥을 말함인데, 평상시에는 5곡을 넣어 밥을 지어먹는 가정이 거의 없으나, 대보름날만큼은 5곡을 넣어 밥을 지어먹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5곡이란 5가지 이상의 잡곡을 말하는 것으로서 대략 쌀·찹쌀·보리·콩·수수 혹은 조를 등을 일컫는데, 흔히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대여섯가지 잡곡을 구입해서 오곡밥을 지어먹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나 5곡이란  본래 쌀·보리·콩·조·기장을 말한다. 이 중에서도 기장은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재배하지 않고 있지만, 유럽 등지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재배하고 있다. 이는 주로 가축의 사료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여하간 이 정월 대보름날에는 오곡밥(잡곡밥)을 먹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하루 세 끼니가 아니라 아홉 끼니 즉 아홉사발(아홉 번 또는 아홉 집)을 먹어야 된다. 그래서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니며 얻어먹는데. 특히 3집 이상의 다른 성(他性)을 가진 집에서 먹는 것이 더욱 좋다고 한다. 요즘은 이 같은 습속이 대부분 사라져 가고있으며 지역에 따라 전승되어 온다해도, 그 실태는 매우 변형된 것이다.

17. 복쌈

  쌈이란 흔히 김이나 상추·배추속대 등으로 밥과 반찬을 싸서 먹는 것을 말함인데. 특히 정월 대보름날에는 여느 때와는 달리 이미 준비하여 두었던 여러 종류의 삼의 재료를 이용한다. 특히 옛날의 시골에서는 김과 파래를 비롯하여 취·머위·아주까리 등의 어린잎을 따다 말린 것으로 쌈을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수 십 개의 쌈을 만들어서 큰그릇에 담아 성주님께 (혹은 광에)올리는 데, 이때 그릇에 담은 쌈을 노적(露積)가리에 비유한다. 그러나 요즘은 시골의 가정에서도 머위나 아주까리의 어린잎을 따서 말렸다가 쌈으로 이용하는 집이 거의 없는 것 같고, 또한 복쌈의 습속도 거의 사라진 듯 하다.

18. 진채식(陳菜食)

  진채식이란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먹는 여러 가지 나물을 말한다. 즉, 고사리·취·무말랭이·버섯·도라지·아주까리 잎·무 시래기 등등 미리 준비하여 말려 두었던 나물을 깨끗이 씻은 다음 삶아서 양념을 골고루 넣어 묻혀 먹는 것을 이른바 친채식이라 한다.

  옛날에는 진채식을 위해 특히 시골에서는 부녀자들이 직접 산나물을 채취하는 등 손수 장만하였지만 요즘은 이 같은 습속도 거의 사라져 가고, 다만 지방의 관광지나 가게 등에서 나물을 사다 먹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19, 나무시집보내기(嫁樹)

  정월 대보름날에 농가에서 감나무·밤나무·대추나무·호도나무 등의 여러 과실나무 가지사이에 돌을 끼워 놓는데 이를「나무 시집보내기」라고 부른다. 이렇게 나무 가지에 돌을 끼워서 나무 시집보내기를 하면 그 해부터는 과일이 많이 열린다는 것이다. 사람도 결혼을 해야 자녀를 둘 수 있는 것과 같이, 나무도 이렇게 시집보내기를 해야 많은 열매가 열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서 과일 열매를 많이 열리게 한다는 단순한 전래의 습속이 아니라 여기에는 충분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다. 다만 우리의 선인들이 이를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정리를 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서광계(徐光啓)의 농정전서(農政全書)에 따르면 「오직 오얏나무 만이 이 법을 쓴다.」라고 하였는데, 오얏나무뿐만 아니라, 모든 유실수(有實樹)는 시집보내기를 하였으며 실시 시기도 섣달 그믐날 밤이나, 설날 혹은 정월 보름날 등 어느 때나 좋다고 하였다.

20. 더위팔기(賣暑)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을 보면 급히 부른다. 상대방이 대답을 하면 곧「내 더위 사가라」한다. 이것을 매서(賣署)라 한다.

  이렇게 하여 더위를 팔면 그 해에는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백방으로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다. 이것을 학(謔)이라 한다 하였다. 그런데 짓궂은 장난꾸러기들은 대보름날 아침해가 뜨기 전에 일찍 일어나 친구 집을 찾아가서 친구를 부른다. 이 때 무의식중에 친구가 대답을 하면「내 더위 사가라」(준말로 내 더위라고도 한다.)또는「내 더위 네 더위 먼저 더위」라고 큰소리로 외치면 더위를 판 셈이 되고, 이에 따라 더위를 산 사람은 한여름동안 무더위에 고생을 하지만, 더위를 판 사람은 고생을 하지 않고 즉시「내 더위」하고 응수한다. 그러면 더위를 팔려든 사람이 오히려 더위를 먹게 됨으로 더위를 팔 때에는 요령 있게 해야 한다. 더위는 한 사람에게 파는 것으로 족한데, 이를 악용하여 여러 집을 찾아다니며 장난삼아 더위를 파는 짓궂은 장난꾸러기들도 있었다. 심지어 형제간에도 더위를 파는 사례가 속출할 정도였다. 요즘은 이 같은 습속도 우리들의 주변에서 사라져 버린 지 이미 오래 되었으나, 간혹 일부 지역에는 대보름날에 장난  삼아 더위팔기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21. 개보름 보내기

  개는 가축 중에서도 사람과 가장 친근한 짐승이다. 개는 후각(嗅覺)이 매우 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귀와 눈이 밝아 도둑을 잘 지켜주며 따라서 사냥과 군사상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영리한 동물이다. 이와 같이 영리한 개는 주인이 생명의 위험을 당했을 때 구출해내는 사례를 때때로 보아온다.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개만도 못하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면 개의 영리함을 다시 한 번 생각게 하는데, 이같이 영리한 개도 대보름날에는 푸대접을 받는다.  

  개는 사람과 가장 친근하지만 먹이는 하루에 보통 아침, 저녁으로 두 번밖에 주지 않는데, 대보름날에는 하루종일 먹이를 주지 않고 굶기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밥을 주지 않고 굶기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즉 정월  대보름날에 개에게 밥을 주면 여름철에 파리가 모여들어 매우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개가 여윈다는 습속이 전래되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이 끼니를 굶었을 때 흔히「개 보름 쇠듯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바로 여기서 유래된 것 같다.

22. 나무 아홉 짐

  정월 대보름날은 설날과 추석날 못지 않은 즐거운 큰 명절인데, 특히 이 날은 실행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 날은 자기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놀이들로 즐기면서 시간의 흐름을 몹시 아쉬워하는데, 시골의 농가에서는 산에 가서 나무를 아홉 짐 해야 한다고 한다. 나무를 아홉 짐 해야 부자가 된다고 하는데, 이는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제한된 시간과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루기 힘든 일이지만, 이는 곧 부지런해야 잘 살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와 같이 대보름날에 나무를 아홉 짐 해야 한다든가. 밥을 아홉 사발 먹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홉 (九)숫자를 좋아하는데서 기인된 것인지도 모른다.

23. 다리밟기(踏橋)

  대보름날 밤에 식사를 마친 가족들이 밖으로 나와 다리가 있는 곳을 찾아가서 남녀노소가 모두 다리를 밟는데 이를「다리밟기」라 일컫는다. 이와 같이 온 가족이 다리를 밟는 것은 1년 동안 다리 앓이를 하지 않고, 튼튼한 다리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데서 기인된 것인데, 한 해가 열두 달이므로 다리를 12개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 근처에 다리가 없을 때에는 먼 곳이라도 다리를 찾아다니며 밟았다. 이와 같이 대보름날 밤에 다리 밟기를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매우 혼잡을 이루었다. 특히 양반들은 상민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14일 밤에 다리 밟기를 하였다하며 또한 부녀자들도 지난 16일 밤에 다리를 밟기도 하였다 한다.

24. 입춘(立春)

  입춘이라 24절기의 하나로서 첫 번째에 오는 것인데, 이는 대한과 우수 사이에 있다. 따라서 태양의 황경(黃經)이 315도 일 때이며, 입춘은 곧 봄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입춘이 되면 시골이나 도시를 불문하고 전국적으로 각 가정에서는 대부분이 봄철에 합당한 좋은 글귀를 써서 보통 천장의 대들보나 기둥·대문·벽 등에 붙였는데 이를 춘축(春祝)이라 하였다. 그러나 상중(喪中)에 있는 가정에서는 이를 붙이지 않는다. 그리고 입춘문을 붙이되 입춘 날이면 아무 때나 편리한 시간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천세력(千歲曆)을 보고 입춘이 드는 그 시각(예를 들면 자시(子時)라든가 오시(午時)등)에 붙여야 춘축의 효력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 일반 가정에서 많이 써 붙이는 입춘문을 참고로 열거한다.

수여산(壽如山)부여해(富如海)거천재(去千災)내백복(來百福)입춘대길(立春大吉)건양다건(建揚多慶)요지일월(堯之日月)순지건곤(舜之乾坤)애군희도태(愛君希道泰)우국원년풍(憂國願年豊)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자손만대영(子孫萬代榮)천하태평춘(天下太平春)사방무일사(四方無一事)국유풍운경(國有風雲慶)가무계옥수(家無桂玉愁)재종춘설소(災從春雪消)복축하운흥(福祝夏雲興)북당훤초록(北堂萱草綠)남극수성명(南極壽星明)천상삼양근(天上三陽近)인간오복래(人間五福來)계명신세덕(鷄鳴新歲德)건폐구년재(犬폐舊年災)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문영춘하추동복(文迎春夏秋冬福)호납동서남북재(戶納東西南北財)육오배헌남산수(六鰲排獻南山壽)구룡재수사해진(九龍載輸四海珍)천증세월인증수(天增歲月人增壽)춘만건공복만가(春滿乾공福萬家)

  등등 대략 정해져 있는 좋은 내용의 글귀들을 써 붙인다. 또한 단구(單句)를 참고로 몇 수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춘도문전증부귀(春到門前增富貴)춘광선도길인가(春光先到吉人家)상유호조상화명(上有好鳥相和鳴)일춘화기만만미(一春和氣滿萬미)일진고명만제도(一陣高名滿帝都)

  이렇게 좋은 문구를 써 붙이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사대부 집에서는 새로 붙이거나 아니면 선현들의 좋은 글귀를 골라서 써 붙였던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서는 특히 일반가정에서는 입춘문을 써 붙이는 실례는 거의 사라진 것 같으나, 간혹 남아 있다 하더라도 매년 입춘날에 새로 써 붙이는 것이 아니라, 판자쪽에 새겨서 기둥이나 난간에 영구히 부착하여 놓은 사례를 볼 수 있으나, 많이 변형된 실태임을 깨달을 수 있다.

25. 머슴날(奴婢日)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농가에서는 음력2월 초하루를 머슴의 날로 정하고, 여러 가지 음식물을 푸짐하게 마련하여 머슴(노비)에게 주면서 하루를 마음껏 즐기게 한다. 그 동안 농사일에 수고했으며 또한 앞으로 다가오는 농번기에 올해도 잘 부탁한다는 뜻으로 주인이 머슴에게 베푸는 일종의 위안잔치인 것이다.

  이때에 20세가 되는 머슴은 같은 동네에 이미 성인이 된 머슴들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이렇게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비로소 성인이 되었음을 모두에게 알리는 것이다. 머슴의 날에 이 같은 절차를 이행치 못하면 20세가 지나도 성인 취급을 못 받는 지역도 있었다. 다시 말하면 머슴의 날이란 일종의 머슴 성인식날과 같은 것이다.

26. 콩볶이

  음력 2월 초하루에는 각 가정에서 콩을 볶아 식구들이 나누어 먹는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데, 아이들은 볶은 콩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동네 아이들에게 자랑하면서 나누어 먹기도 한다. 이와 같이 콩을 볶는 것은 단순히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와 쥐를 없애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농가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추수기에 참새 떼에게 손실을 당하는 곡식의 양이 막대하였다. 특히 요즘은  참새 떼가 더욱 극심하여 하루종일 사람이 논두렁에서 기물을 두들기거나 큰 소리를 내어 새떼를 쫓는다. 또한 그물을 사다 논을 덮어놓기도 하는 등 무척 애를 쓰고 있다. 추수하여 거둬들인 곡식도 관리가 소홀하면 쥐에게 빼앗기는 손실량이 무척 크기 때문에 피와 땀으로 이룩한 곡물의 수확을 한 알이라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새와 쥐를 없애는 방법의 하나로써 2월 초하루에 콩을 볶아 먹는 습속이 전래되어 오는 것이다. 콩을 볶을 때 타지 않도록 주걱이나 넓죽한 도구로 골고루 저으면서 「콩 볶는다·새알 볶는다·쥐알 볶는다.」라고 소리를 내며 볶은 콩을 먹으면 한해 동안 새와 쥐로 인한 곡물손실을 보지 않는다고 믿었던 것이다. 너무나 비과학적인 행동이지만 지난날의 농경사회에서 새와 쥐로 인한 막대한 곡물의 손실을 가져왔음으로 가식 없는 순수한 농민의 마음에서, 즉 심리적인 자구책의 하나로써 이 같은 방법을 취하여 다소간의 자위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27. 노래기 퇴치

  노래기는 절지동물(節肢動物)의 하나로서 불결하고 음습한 곳이나 낙엽 등의 밑에서 살고 있다. 몸통은 2.30개의 마디로 이루어졌는데, 각 마디마다 두 쌍의 보각(步脚)이 달려 있어 이것으로 기어다닌다. 몸통을 건드리면 둥글게 말리는데 지독한 냄새가 풍기므로 노래기를 보면 모두 피한다. 이와 같이 노래기는 징그럽고 냄새가 지독함으로 사람들은 이를 싫어하는데, 노래기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래기의 서식처를 없애버리고 동시에 집 안팎을 항상 깨끗이 청소하여 두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민속의 하나로서 2월 초하루에 백지에 붓으로 향랑각씨속거천리(香娘閣氏速去千里)라는 글귀를 써서 기둥이나 서까래 등에 붙여두면 노래기가 없어진다고 믿었다. 또한 대보름날 새벽에 솔가지를 꺾어다가 지붕 위에 던지면서「노래기 각씨 노래기 바늘 가져가거라」하고 외치면 노래기가 없어진다고 믿었다. 요즘은 글귀를 써서 붙이거나 솔가지를 지붕에 던지는 일은 거의 사라졌으며, 초가지붕도 사라지고 집 주변이 깨끗해졌음으로 노래기도 거의 없어진 것 같다. 노래기를 한자로 향랑각씨(香娘閣氏)·백족충(百足蟲)·마현(馬弦)·마륙(馬陸)·환충(環蟲)등으로 표기하였다.

28. 경칩(驚蟄)

  경칩은 24절기의 세 번째에 오는 것인데, 우수와 춘분사이에 있다. 긴 겨울동안 땅 속에서 동면(冬眠)하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시기의 뜻이다. 날짜는 양력으로 3월 5~6일이 된다. 이 날 일부의 사람들은 논이나 물이 없는 계곡 등지를 찾아다니며 개구리 알을 꺼내어 먹는데, 이는 옛부터 보신에 매우 좋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요즘 몸에 좋다고 하면 무엇이든 사양치 않고 먹어치우는 사람들이 점점 불어나는 것 같으니 개구리도 수난시대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경칩날 집안에서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바쁘게 흙일을 서두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이날에 단풍나무의 가지를 잘라 거기서 나오는 수액을 먹으면 위장병에 특효라 하여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29. 청명(淸明)

  청명은 24절기의 하나로서 다섯 번째에 오는 것이데, 춘분과 곡우 사이에 있다. 이날은 날씨가 개고 화창해진다는 뜻이므로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이 청명날을 기하여 농번기를 앞둔 봄 일을 시작하게 된다. 즉 봄갈이(春耕)가 시작된다. 그러므로 농가의 청명날은 매우 뜻이 같다. 청명은 양력으로 4월 5~6일에 온다.

30. 한식(寒食)

  한식날은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이다. 또는 청명의 전후에 오거나 겹치기도 한다. 특히 이 한식날은 자손들이 조상의 산소를 찾아가 추모하며 정성껏 차례를 지내고 사초(莎草)를 하는 등, 훼손된 부위를 손질하고 살펴보는 날이다.

  그런데 이 한식의 유래를 찾아보면 옛날 중국의 은사 개자추(介子推)가 산 속에서 불에 타죽었으므로 이를 애도하는 뜻에서 이날은 일체 불을 금하고 찬 음식을 먹었다고 하여 글자 그대로 한식날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는 중국의 유속(流俗)에서 전래된 것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이해를 돕기 위해「개자추」에 대하여 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 개자추는 본래 중국 춘추시대의 은사(隱士)였는데, 진(晋)나라의 문공(文公)이 공자(公子)로서 망명생활을 할 때 19년간을 모셨었다. 그런데 문공이 망명생활을 마치고 귀국을 하였으나 문공이 개자추에게 봉록을 주지 않으므로 면산(綿山)에 숨어 버렸다. 이 때 문공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가 있는 산에 불을 질러 나오도록 시도하였으나, 그는 끝내 나오지 않고 편모와 서로 껴안고 버드나무 밑에서 타죽고 말았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한식날 문에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서 꽂기도 하고 야제(野祭)를 지내어 그의 영혼을 달래기도 하였다. 또한 한식날에 천둥이치면 흉년이 들고 나라에 불길한 일리 생긴다하여 이를 몹시 꺼려했다.

31.삼짇날

  음력으로 3월 초사흗날을 삼짇날이라고 한다. 준말로 삼질이라고도 하며 한자로는 상사(上巳)·중삼(重三)이라고도 한다.

  삼짇날은 흔히 강남에서 제비가 돌아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해 9월 9일에 강남으로 들어가 겨울을 보내고, 봄기운이 완연한 삼짇날에 옛 집을 찾아 돌아오는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이날이면 제비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다. 삼짇날이면 봄기운이 완연하고 산에는 진달래꽃이 한창이라 이 무렵이면 많은 사람들이 봄기운에 유혹되어 산과 들을 찾아 꽃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즐긴다.

  또한 삼짇날에 진달래꽃을 뜯어다 찹쌀가루와 반죽하여 꽃전(花煎)을 만들어 먹는 한편, 녹두가루를 반죽하여 화면(花麵)과 수면(水麵) 등을 만들어 먹으며 즐겼다. 이 같은 음식을 별미의 시식(時食)으로 좋은 호평을 받았던 것이다.

  특히 옛날의 서당교육이 한창이던 때는 스승과 제자들이 들이나 산을 찾아가 꽃전을 부쳐먹으면서 주위의 경관에 도취되어, 시도 짓고 풍월도 읊으며 하루를 즐겁고 유쾌하게 보냈다 한다. 그리고 삼짇날이면 꽃이 한창 필 무렵이니 온갖 곤충들이 날아든다. 그 중에서도 특히 꽃을 찾아 온갖 나비들이 날아드는데, 이때 노랑나비를 먼저 보면 한 해 동안 좋은 일이 생겨 운이 트이고 그와 반대로 흰나비를 먼저 보면 그 해에 소복을 입게 되니 부모의 상을 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흰나비를 보게 되면 몹시 기분이 언짢은 것이다. 요즘엔 이 같은 일은 믿는 사람이 없지만 옛부터 내려오는 습속의 하나이고 보면, 일시적인 심리작용으로 불쾌감을 느껴질는지도 모른다.  

 

◎ 사월 초파일

  음력일로 사월 초파일은 석가모니의 탄생일이라 하여 많은 신도들이 가까운 절을 찾아가 제(薺)를 올리고 연등(燃燈)을 한다.

  4월 초파일을 앞두고 신도의 가정이나 절에서는 여러 가지 등(燈)을 만들기에 매우 바쁘다. 이렇게 만들어진 등을 달기 위해 등간(燈竿)을 세워야 하는데, 이 장대꼭대기에는 꿩 꼬리털을 꽂아두며 아울러 붉은 비단으로 작은 기를 만들어 다는데, 이를 호기(呼旗)라 부른다.

  그리하여 이 호기에 다시 줄을 길게 매어두고 여기에 등을 다는 것이다. 이 때 형세가 어려운 가정에서는 등간을 사용하지 않고 정원수의 나뭇가지나 혹은 추녀 끝에 등을 다는 것이 예사였다. 가정에서 등을 만들 때는 가족 수에 한하지만, 좀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는 가족 수 이상을 만들거나 등간(장대)도 여러 개 만들어 등을 달아 놓으니 불야성을 이루어 그 모습이 장관이다. 이 4월 초파일에 사용되는 등의 종류도 많지만 그 모양도 명칭도 다양하다.

  특히 이등 명을 분류하여 보면 대략 세 가지 유형으로 대별할 수 있다. 즉 동물명. 식물명, 천체명 등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으니 참고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수박등·마늘등·연꽃등·화분등·머루등·알등·거북등·자라등·잉어등·학등·봉등·일월등·칠성등·오행등·가마등·배등(船燈)·종등(鍾燈)·북등·누각등·항아리등·방울등·수복등·태평등·만세등 등을 들 수 있다.

  4월 초파일의 연등행사는 본래 불교의 의식으로써 신도들 사이에서 행해지던 것이었으나, 요즘은 신자 비신자를 불문하고 일반대중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연등 풍습의 과정을 살펴보면 일찍 신라시대의 팔관회(八關會)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그 후 고려조 때에는 불교의 발달과 더불어 이 연등 행사가 더욱 절정을 이루었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조에 이르러서는 배불숭유(排佛崇儒) 정책으로 인하여 불교가 점점 쇠잔해갔으므로 이에 따라 연등행사도 자연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 경제 성장과 더불어 불교 신도들도 증가됨에 따라 연등행사도 성대히 거행되고 있는 것 같다.

출처 : [기타] http://www.taean.go.kr/gunzi/gz_index.asp?menu=h01_01&img=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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