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드세요”라는 말은 점점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 약의 종류가 늘고, 약 성분이 인체에서 작용하는 원리가 점점 세분화되면서 약 복용 시간이 다양해지고 있다. 일부 약은 식후 30분에 복용하면 전혀 효과가 없다.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약이 있는가 하면, 하루 중 정해진 시간에만 복용해야 하는 독특한 약도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는 매일 저녁 7시에 복용해야 한다. 몸 속에서 지질(脂質)이 주로 합성되는 시간은 밤이므로 혈중 지질을 낮추려면 저녁 식사를 하고 7시쯤 복용하는 것이 좋다.
전립성 비대증과 협심증 치료제는 잠자기 전에 복용해야 한다. 이 약들에는 기립성 저혈압(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일으킬 수 있거나 진정제, 항히스타민제 등 졸림을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낮에 이 약을 복용하고 운전 등 활동을 하면 사고 위험이 커진다. 구충제도 자기 전에 먹는 것이 좋다. 반면 일부 스테로이드 제제는 생체 리듬에 따른 약효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아침 복용이 권장된다.
무좀약과 철분제는 음식물과 같이 복용해야 흡수가 좋아지므로 식사 직후에 바로 복용해야 한다. 항생제나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와 같은 약물은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므로 식사와 상관없이 3~4시간 등 일정한 간격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식사 전에 복용해야 하는 약도 있다. 혈압약, 항균제, 골다공증 치료제, 궤양치료제, 과민성 대장증후군약, 소화 촉진제 등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혈압약 중 ‘캡토프릴(captopril)’이나 골다공증약 ‘알렌드로네이트(alendronate)’ 등은 음식물과 함께 복용하면 약물이 몸에 흡수가 잘 안되므로 꼭 식전에 복용해야 한다. 골다공증약은 식도염과 식도궤양 부작용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식사 1시간 전에 복용하고 1시간 동안 눕지 말아야 한다. 항균제는 음식물과 함께 복용하면 일부 약 성분이 식품 중 칼슘과 결합해 화합물을 만들어서 약효가 떨어진다. 식욕을 돋우는 약이나 소화를 돕는 약도 장 운동을 미리 활발하게 하도록 식사 전 복용이 바람직하다.
식사와 식사 사이(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약도 있다. 위장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먹는 제산제나 심장 기능을 높이는 강심제는 음식물과의 상호작용을 줄이고 약효가 빨리 나타나게 하기 위해 식사 전후 2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식사 뒤에 바로 이 약을 복용하면 약효가 기대치의 30%에도 못 미칠 수 있다.
약 복용 시간을 어겨도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확한 복약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약효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 약을 복용하는데도 병이 잘 낫지 않으면, 약을 약사의 지시대로 제 때 복용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병원 약제부 손인자 부장은 “약을 언제 복용하느냐에 따라 약효가 달라지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을 맞추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최근에는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하루 내지 일주일에 한번 복용하는 약까지 나오므로 각각의 약 복용 시간을 잘 따라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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