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 투자한 다음 자신의 펀드 수익률이 얼마 정도 됐는가를 확인하는 것은 펀드 투자의 즐거움 중 하나다. 마치 저축왕으로 뽑힌 사람들이 통장에 돈이 차곡차곡 늘어가는 즐거움으로 아껴가며 저축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펀드 투자는 저축과 달리 계속 늘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한다. 계속 늘어갈 때는 신이 나지만 주가가 떨어져 손실을 났을 때는 '전의'를 잃어버리기 쉽다.
유명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사람들은 단기 손실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가격 추이를 관찰하는 것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악의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카너먼 등이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신의 투자 성과를 자주 확인할수록 단기간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확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산관리 잡지인 머니(Money)지 선임필자인 제이슨 츠바이크는 "펀드 가격의 추이를 계속 확인함으로써 자신을 극도로 조급하게 만들지 말고 확인 횟수를 줄여 1년에 네 차례만 가치를 점검해야 한다"며 "투자한 종목을 충동적으로 자주 확인하는 것은 자신의 금융수익을 줄일 뿐만 아니라 생활의 나머지 부분에서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투자교육 현장에서 만난 한 투자자는 매일 아침마다 인터넷을 통해 펀드 수익률을 확인하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펀드 수익률이 플러스일 때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가도 마이너스일 때는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기분이 우울해진다는 것이다. 건강한 가계 운영을 위해서 하는 투자가 정신적인 건강을 해치는 지경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분기에 한 번씩만 펀드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은 어떨까? 마침 펀드 자산운용보고서가 분기마다 이메일이나 우편을 통해 배달되니 이때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이다. 비록 자산운용보고서에 나온 수익률은 투자자의 실제 수익률과는 다르지만 펀드를 계속 가져가야 할지 아니면 조정을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자신의 수익률이 궁금하다면 판매사나 인터넷 등을 통해 추가로 확인할 수 있다.
자산운용보고서는 펀드의 '성적표' 또는 '가정통신문'이다. 교과목에 대한 성적(펀드 수익률)뿐만 아니라 행동발달사항(펀드 보유자산,특징) 등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한 평가가 모두 수록돼 있다. 따라서 이 자산운용보고서만 잘 살펴보면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계속 투자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펀드마다 자산운용보고서가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자산운용협회서 정한 대로 비슷하다. 보고서는 크게 기본정보와 상세정보로 나뉘며 기본정보에는 ▲개요 ▲운용성과 ▲자산구성 현황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상세정보는 ▲투자신탁의 개요 ▲자산보유 및 운용현황 ▲매매주식총수, 매매금액 및 매매회전율 ▲운용의 개요 및 손익현황 ▲운용전문인력 현황 ▲중개회사별 거래금액 수수료 및 그 비중 ▲이해관계인과의 거래에 관한 사항 등이 있다.
우선 자산운용보고서의 맨 앞을 보면 개요<그림 1>가 나오는데 여기서 펀드명과 펀드의 종류를 보고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맞는지 확인한다. 펀드는 크게 투자신탁과 투자회사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법률상 성격이 다를 뿐 전체적인 형태는 유사하다.
투자신탁은 펀드 가입자와 펀드 간에 계약 형태로서 '수익증권펀드'라고도 한다. 현재 대부분의 펀드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투자회사는 펀드 자체가 하나의 회사로서 '뮤추얼펀드'라고도 한다.
또 클래스펀드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한 가지 종류의 펀드 안에 가입자그룹(클래스)별로 다양한 운용보수 체계를 적용하는 상품을 말한다. 즉 투자한 종목이나 비중은 모두 같은데 보수나 수수료 구조가 다른 여러 상품 그룹이다. 보통 펀드명 뒤에 클래스(Class) A나 B,C,D 등의 문구가 붙어 있다.
좌측의 간접투자재산 현황은 펀드의 자산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기준가격은 어떤지 등이 나와 있다. 기준가격이란 펀드를 사고 팔 때 적용되는 가격으로서 1000원으로 시작하며 수익률의 등락에 따라 매일 변화한다. 펀드에 투자한 후 펀드의 자산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지 혹은 하락하거나 정체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락하거나 정체돼 있다면 왜 그런지 따져봐야 한다.
다음은 운용성과<그림2>를 기간별로나 연평균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간별 운용성과를 보면 분기 말 기준으로 해서 과거로 1개월, 3개월, 6개월, 9개월, 1년 동안의 수익률을, 연평균은 최근 1년, 2년 등으로 표시하고 있다. 펀드가 제대로 운용했는지 평가하기 위한 잣대로 주식펀드의 경우 코스피(KOSPI)수익률과 같이 비교해서 본다. 보다 보기 쉽게 그래프를 통해 수익률 추이를 볼 수 있다. 펀드 수익률이 벤치마크 수익률을 꾸준히 상회했다면 펀드 운용을 잘했다고 할 수 있다. 벤치마크란 펀드 성과의 판단 기준이 되는 잣대라고 할 수 있는데 주식펀드의 경우 코스피 수익률로, 채권펀드는 채권지수 수익률로 기준을 삼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 봐야 할 것이 펀드의 자산운용보유 및 운용현황<그림3>이다. 이를 통해 펀드가 어떤 종목에 얼마큼 투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혹시라도 부실기업에 투자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본다. 자산운용보고서는 분기 말 현재 기준으로 작성돼 있기 때문에 한 분기 자료만으로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과거에 발행됐던 것과 비교해 보아야 보다 효과적으로 펀드 운용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지난 번 자산보유 현황과 비교해보면서 그동안 어떤 종목을 팔았고 어떤 종목을 새롭게 샀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소형주식에 주로 투자한다고 하면서 막상 편입된 종목은 대형주가 대부분이라고 한다면 펀드 스타일이 뚜렷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산운용보고서에서 꼭 봐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운용의 개요 및 손익현황<그림 4>이다. 특히 운용 개요는 펀드의 운용 성과와 시장 전망, 운용 계획 등을 펀드에 따라서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 잘 읽어보면 펀드가 그동안 어떻게 운용돼 왔고 앞으로 어떻게 운용될 것인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끝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운용전문인력 현황<그림 5>이다. 이 역시 직전 운용보고서와 비교해서 그동안 담당 펀드매니저가 변경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결국 펀드도 사람이 운용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가 변경되면 운용전략 등이 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또 펀드매니저들이 충분한 경력이 있는지 등도 체크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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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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