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정용환] 한국 정부가 독일 외교부 정치문서보관소에 소장돼 있는 대한제국 고종(高宗·사진) 황제의 친서에 대해 본격적인 확인·보존 작업에 들어갔다.
고종 친서를 처음 발견하고 확인한 정상수 명지대 연구교수(독일사)는 26일 “중앙일보 보도 후 독일 주재 한국대사관 측에서 독일 정치문서보관소에 있는 해당 문서의 소재와 보존 상태, 열람 방법 등을 문의해와 알려줬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독일 정부의 협조를 받으면 고화질 디지털 카메라로 문서를 촬영해 컬러 영인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 문서는 고종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호소하면서 대한제국의 대응 방안을 주재국 정부에 적극 알리라며 독일·러시아·프랑스 주재 공사들에게 보낸 훈령(프랑스어 번역본)과 당시 동북아 지역의 제국주의 경영을 놓고 일본과 경쟁 관계였던 독일의 황제 빌헬름 2세에게 고종이 직접 쓴 한문 친서다.
국제학술회의에도 이번에 발견된 새로운 문서들이 보고된다.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연말 하와이에서 열리는 제10회 ‘한일병합 국제학술회의’에 정 교수가 발견한 자료의 내용과 가치를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제국을 지키려고 했던 고종의 노력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도 높다. 외교부 국장급 인사는 “당시 일제의 감시가 삼엄해 옴짝달싹하기 어려웠을 텐데 고종이 그렇게 백방으로 뛰었는지 전혀 몰랐다”며 “마치 잃어버린 역사를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주진오 상명대 사회과학대 교수(사학 전공)는 “실패하고 무능한 군주로 낙인 찍혀 있던 고종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해준 자료들”이라며 “고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에선 “을사늑약 이후 고종의 외교적 대응이 산발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제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돼 왔다는 증거가 나온 이상 국사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기회에 역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박한남 국사편찬위 자료정보실장은 “숭례문처럼 잃고 나서 가슴 칠 일이 아니다. 지금도 해외 어딘가에는 우리의 손길이 닿기를 기다리는 수많은 사료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 한 장까지 모두 찾아내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사편찬위는 2001년부터 해외에 있는 한국사 자료를 수집해 국내로 이전하고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진전이 매우 더딘 실정이다. 이번에 발견된 고종의 밀서도 국사편찬위가 2003년 복사해 가져왔지만 지난해 말에야 겨우 번역 작업이 시작됐을 정도다. 이태진 교수는 또 “서양사학과 국사학의 접맥도 강화해 우리 역사에 대한 연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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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친서를 처음 발견하고 확인한 정상수 명지대 연구교수(독일사)는 26일 “중앙일보 보도 후 독일 주재 한국대사관 측에서 독일 정치문서보관소에 있는 해당 문서의 소재와 보존 상태, 열람 방법 등을 문의해와 알려줬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독일 정부의 협조를 받으면 고화질 디지털 카메라로 문서를 촬영해 컬러 영인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 문서는 고종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호소하면서 대한제국의 대응 방안을 주재국 정부에 적극 알리라며 독일·러시아·프랑스 주재 공사들에게 보낸 훈령(프랑스어 번역본)과 당시 동북아 지역의 제국주의 경영을 놓고 일본과 경쟁 관계였던 독일의 황제 빌헬름 2세에게 고종이 직접 쓴 한문 친서다.
국제학술회의에도 이번에 발견된 새로운 문서들이 보고된다.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연말 하와이에서 열리는 제10회 ‘한일병합 국제학술회의’에 정 교수가 발견한 자료의 내용과 가치를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제국을 지키려고 했던 고종의 노력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도 높다. 외교부 국장급 인사는 “당시 일제의 감시가 삼엄해 옴짝달싹하기 어려웠을 텐데 고종이 그렇게 백방으로 뛰었는지 전혀 몰랐다”며 “마치 잃어버린 역사를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주진오 상명대 사회과학대 교수(사학 전공)는 “실패하고 무능한 군주로 낙인 찍혀 있던 고종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해준 자료들”이라며 “고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에선 “을사늑약 이후 고종의 외교적 대응이 산발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제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돼 왔다는 증거가 나온 이상 국사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기회에 역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박한남 국사편찬위 자료정보실장은 “숭례문처럼 잃고 나서 가슴 칠 일이 아니다. 지금도 해외 어딘가에는 우리의 손길이 닿기를 기다리는 수많은 사료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 한 장까지 모두 찾아내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사편찬위는 2001년부터 해외에 있는 한국사 자료를 수집해 국내로 이전하고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진전이 매우 더딘 실정이다. 이번에 발견된 고종의 밀서도 국사편찬위가 2003년 복사해 가져왔지만 지난해 말에야 겨우 번역 작업이 시작됐을 정도다. 이태진 교수는 또 “서양사학과 국사학의 접맥도 강화해 우리 역사에 대한 연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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